경인에너지 시절 석유협회 회원사로 활동
‘삼성토탈’이 한화로 넘어오면서 그동안 거절당했던 대한석유협회 가입이 성사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1980년 설립된 석유협회 회원은 SK에너지·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 등 4개 정유사이며 이들 회사의 대표가 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삼성토탈은 전통적 의미의 정유사가 아닌 석유화학업체다.
기존 정유사들이 대규모 정제시설을 통해 석유를 생산하는 반면 삼성토탈은 나프타를 분해해 플라스틱과 합성섬유를 만드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석유를 얻는다.
삼성토탈은 이렇게 생산한 휘발유를 2012년 하반기부터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면서 정유사 역할을 하게 되자 2013년 말 석유협회에 정식으로 가입신청서를 냈다.
’제5 정유사’로 받아달라는 것이다.
삼성토탈의 2015년도 휘발유와 경유 생산량은 50만t, 100만t에 달하고, 항공유 생산량도 200만t 정도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 4월 열린 석유협회 총회에서 정유 4사 대표들은 “기존 회원사와 성격이 달라 검토가 더 필요하다”며 결정을 보류했다.
’삼성’이란 거대 자본이 정유업계에 발을 들이는 것이 부담스럽고, 알뜰주유소 납품으로 빚어진 유통구조 변화가 마뜩찮았던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가입 반대 기류가 누그러지자 이번엔 일종의 ‘기금’ 문제가 물밑에서 검토됐다.
석유협회는 수익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연간 40억∼50억원 예산 중 절반은 회원사들이 공동 부담하고, 나머지는 매출 규모에 따라 낸다.
석유협회 일각에서는 삼성토탈이 가입하면 그동안 협회가 쌓아놓은 유·무형 자산을 공유하게 되는 만큼 연간 회비와 별개로 사회공헌사업을 위해 일정 금액을 내놓아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프로야구 신생팀이 창단하면 가입금과 야구발전기금을 내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100억원설’ 등이 흘러나왔지만, 석유협회 관계자는 “구상단계였을 뿐, 삼성토탈과 실제 말이 오간 적은 없다”고 밝혔다.
더구나 삼성토탈을 한화가 인수하게 되면서 판이 완전히 달라졌다.
한화는 1970년 설립한 경인에너지를 외환위기 여파로 1999년 현대오일뱅크에 매각했다.
경인에너지는 석유협회 출범 당시 유공·호남정유·쌍용정유·극동정유와 함께 창립멤버로 활동했기에 삼성토탈이 ‘삼성 브랜드’를 달고 있을 때와는 가입요건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화가 내년 상반기 중 삼성토탈 등 4개사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인 만큼 석유협회 가입 여부도 처음부터 다시 논의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