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한국비료’ 삼성정밀화학이 삼성 떠난다

‘애증의 한국비료’ 삼성정밀화학이 삼성 떠난다

입력 2015-10-30 09:50
수정 2015-10-3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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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자서전 ‘호암자전’에는 “비료공장을 한국비료라는 이름으로 울산에 완성시키는 데는 10년 가까운 세월이 걸렸다”는 대목이 있다.

1964년 최초의 민영비료회사로 설립된 한국비료는 삼성정밀화학의 전신이다.

삼성정밀화학 홈페이지의 기업연혁에도 1964년 한국비료공업주식회사 설립을 회사의 뿌리로 명기하고 있다.

이른바 ‘한비’로 불리던 한국비료는 이병철 창업주에게는 애증의 기업이었다.

“비료의 자급자족이야말로 농촌의 사활을 좌우하는 문제”라고 썼을 정도로 비료사업에 대한 애착은 강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삼성이 비료공장을 지으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일화도 유명하다.

그러나 1966년에 터진 ‘한비사건’은 창업주의 재계 은퇴를 몰고 왔을 정도로 삼성에는 아픈 기억이 됐다.

그해 부산세관에 2천400포대의 OTSA(사카린 원료물질) 밀수가 적발됐고 국세청이 한비공장 건설과 연관된 사카린 밀수사건을 발표했다.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이병철 창업주는 눈물을 머금고 한국비료를 국가에 헌납했다. 그리고 스스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2선으로 은퇴했다.

이병철 창업주는 1968년 전자산업 진출 선언과 함께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한국비료는 1994년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정책에 따라 다시 삼성의 품으로 돌아왔다.

한국비료에서 변신한 삼성정밀화학은 2011년 요소비료 생산을 중단했다.

삼성은 30일 롯데와의 ‘빅딜’을 통해 삼성정밀화학을 떠나 보냈다.

삼성SDI는 보유 중인 삼성정밀화학 지분 14.65% 전량을 2천189억원에 롯데케미칼에 매각한다고 공시했고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전기, 호텔신라 등 삼성그룹 내 4개 계열사도 삼성정밀화학 지분 16.47% 전량을 2천460억원에 롯데 측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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