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 회사채 산은이 사준다

중소·중견기업 회사채 산은이 사준다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16-07-03 22:22
수정 2016-07-03 23:1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중·저신용 회사채 활성화 비상 처방… 기업에 직접 대출 사모펀드도 도입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앞으로 2년간 중소·중견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를 최대 5000억원까지 사들인다. 대우조선해양, 동양, 웅진 등 A등급으로 분류되던 기업들이 잇따라 흔들리면서 중·저 신용등급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자 정부가 ‘비상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향후 2년간 중견기업이 발행한 BBB~A등급 회사채 가운데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물량을 최대 5000억원까지 산은이 인수하는 내용의 ‘회사채 시장 인프라 개선 및 기업 자금조달 지원방안’을 3일 발표했다. 기업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기관투자가들이 AA등급 이상의 채권을 선호하면서 A등급 이하 회사채 비중은 2012년 말 40.2%에서 지난해 말 22.9%로 뚝 떨어진 상태다.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심해지자 정부가 산은을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한 셈이다.

산은은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는 회사채를 총발행량의 30% 이내에서 사들일 예정이다. 아울러 기존에 신용보증기금(신보)이 도맡아 하던 유동화보증(P-CBO) 프로그램을 개편해 산업은행, 증권사들과 함께 보증 대상을 선정·지원한다.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담보로 쓸 수 있는 대상도 확대한다. 기존의 부동산, 주식 외에 매출채권 등도 인정해 주기로 했다. 지적재산권을 담보로 한 회사채 발행을 촉진하기 위해 산은과 기업은행 주도로 1300억원 규모 펀드 조성도 추진한다. 사모펀드가 기업에 직접 돈을 빌려줄 수 있는 대출형 사모펀드도 도입된다.

일각에서는 시장이 외면하는 비우량 채권을 인위적으로 소화시키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6-07-04 1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