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티니위니’ 1조원에 매각…킴스클럽은 무산

이랜드, ‘티니위니’ 1조원에 매각…킴스클럽은 무산

입력 2016-09-02 13:54
수정 2016-09-0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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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사업 내년 이후로 잠정 연기”

이랜드그룹이 중국 내 패션 브랜드 ‘티니위니’를 중국 고급여성복 업체 ‘브이 그래스(V-GRASS)’에 약 1조 원을 받고 매각한다.

재무구조 개선 작업 중인 이랜드는 일단 티니위니 매각으로 ‘급한 불’을 끈 만큼 하이퍼마켓 ‘킴스클럽’을 팔지 않기로 했다. 대신 면세점 사업은 내년 이후로 미뤄졌다.

이랜드는 2일 최근 중국에 설립한 티니위니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브이 그래스에 매각하는 내용의 본 계약을 체결했다.

신설법인은 중국 티니위니 디자인·영업 인력과 중국 사업권, 글로벌 상표권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랜드는 이후 티니위니 매각 관련 일정을 연내 마무리할 방침이다.

티니위니는 현재 중국 현지 주요 백화점과 쇼핑몰 등에 1천200개 직영 매장을 운영 중이고, 백화점 내 비슷한 패션 브랜드들 가운데 매출 1∼2위를 차지할 만큼 이랜드의 ‘알짜 자산’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티니위니의 지난해 당기 순이익이 903억 원, 평균 영업이익률이 34%에 이르는 만큼 유사 경쟁사(peer group)의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토대로 계산하면 증시 상장 시 티니위니 인수 업체인 브이 그래스가 3조원 이상의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이랜드는 당초 매각 가격으로 1조3천억~1조5천억원 정도를 희망했으나, 결국 실제 매각가는 이보다 3천억~5천억원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이규진 이랜드그룹 인수합병(M&A) 총괄담당 상무는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며 향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에서 최종 협상을 타결했다”면서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거래했다면 가치를 더 크게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매각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반면 티니위니와 마찬가지로 매각이 추진돼온 킴스클럽은 일단 이랜드에 남는다. 이랜드는 지난 3월 28일 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킴스클럽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두 회사는 막판 협상 과정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무는 “티니위니 매각 규모가 작지 않아 무리하게 킴스클럽을 매각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랜드는 면세점 사업 진출을 위해 보유한 서울 합정동 부동산 자산을 연내 매각할 계획이다.

이 상무는 “면세점 사업은 재무구조 개선 등 다른 그룹 중대 사안 보다 뒷순위로 밀려있는 상황”이라며 “면세점 진출을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올해 안에는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티니위니 매각으로 1조 원의 자금이 들어오면 어느 정도 그룹의 유동성 문제가 해소되겠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년 안에 갚아야 할 이랜드월드의 유동 부채가 4조5천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완전히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부동산 등 매물로 내놓은 다른 자산의 매각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유통 계열사인이랜드리테일은 올해 상반기 기준 유동부채가 2조457억원에 이르는만큼, 킴스클럽 매각없이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할지 우려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 상무는 “일단 올해 그룹 전체 부채비율을 200% 초반까지 내리는 것이 목표였는데, 티니위니 매각으로 목표 도달이 가능할 것”이라며 “내년에 다시 매각 등 구조조정 방안을 추가로 세워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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