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 착시효과…”내렸다는데 왜 이리 비싸”

전세시장 착시효과…”내렸다는데 왜 이리 비싸”

입력 2012-01-14 00:00
수정 2012-01-1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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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주춤했지만 1~2년 전과 비교하면 대폭 올라

“전셋값이 떨어졌다는데 왜 우리 집주인은 값을 올려달라고 할까?”

수도권 전세시장에 ‘착시효과’가 나타나 수요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수도권 전세가격은 작년 말부터 연일 뒷걸음칠치고 있다. 15일 국민은행의 주택전세가격 종합지수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작년 12월 0.2% 빠졌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역시 0.3% 떨어졌다.

겨울방학을 이용한 이사수요와 학군수요 등으로 전셋값이 들썩일 것이라는 예상과 정반대의 결과였다. 특히 우수 학군으로 꼽히는 강남구는 0.5%, 노원구(중계동)는 0.3%가 각각 떨어져 평균 하락폭을 밑돌았다.

그러나 ‘전세 구하기 그리 어렵지 않겠다’는 기대감을 품고 집을 찾으러 나서면 여전히 비싼 전세가격에 깜짝 놀라게 된다. 또 전세 재계약 시점을 맞은 집주인들은 수천만원 인상 요구를 다반사로 한다.

전세 수요·공급간 괴리감은 전셋값이 내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올랐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는 현재 수도권 아파트 전세 시가총액이 619조원으로 지난 2010년 1월 521조원에 비해 98조원 올랐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60조원에서 310조원으로 2년만에 50조원이 대폭 상승했고 경기도 역시 165조원에서 199조원으로 34조원 올랐다. 신도시는 5조5천억원에서 6조6천억원으로 시가총액이 1조1천억원 늘어났다.

수도권에서 2년간 전세 시가총액이 감소한 시군구는 단 한곳도 없었다.

최근 수년간 신규 공급이 쏠린 김포한강신도시와 파주운정신도시 등은 작년 1월 전세 시가총액이 전년보다 떨어지기도 했지만 올해 1월 들어 다시 올랐다.

김포한강신도시는 2010년 7천484억원에서 2011년 7천274억원으로 210억원 하락했다가 올해 7천567억원으로 상승했다. 파주운정신도시도 1조원에서 9천600억원으로 빠졌다가 올해 1조2천억원으로 올라갔다.

정부가 작년 한해 1.13 전·월세 안정화 방안에서 12.7 주택시장 정상화 및 서민주거 안정 지원방안에 이르기까지 수차례에 걸쳐 전·월세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셈이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은 1.13대책 발표 당시 2억3천25만원이었지만 1년 뒤 2억6천248만원으로 3천223만원 급등했다. 수도권도 2011년 대비 2천384만원 오른 1억8천697만원을 기록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소장은 “서울은 고덕시영 이주 여파로 강동구 전셋값이 올랐고 김포한강신도시 등 2기 신도시와 경기 남부에서도 대규모 입주로 적체됐던 물량이 빠지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최근 전셋값이 주춤했다고 하지만 1~2년 전과 비교하면 훨씬 올랐고 설 연휴 이후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곳곳에서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전셋집 찾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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