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있는 강남 세입자’ 전셋값 상승 주범

‘집있는 강남 세입자’ 전셋값 상승 주범

입력 2013-11-01 00:00
수정 2013-11-01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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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93%가 수도권에 집” 인상분 자기 세입자에 전가… 전국 전셋값 추가상승 요인

서울 마포구에 집이 있는 김모(45)씨는 초등학생 자녀의 학군 때문에 강남구에서 전세를 산다. 올 초 집주인이 전셋값을 5000만원 올려 달라고 하자 김씨는 마포구 자신의 집 세입자에게 전셋값을 올려 받아 이를 충당했다. 강남의 전셋값이 마포의 전셋값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이다. 김씨처럼 집이 있으면서도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서 세를 사는 ‘자가(自家) 세입자’들이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말 현재 강남 3구에 살고 있는 자가 세입자의 93%가 수도권에 집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강북 29%, 강남 20% 등 서울에 집이 있는 사람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경기·인천 주택 보유자는 44%였다. 한은은 “이들은 강남 3구에 전세를 얻을 때 부담하는 전세가격 상승분을 자신이 소유한 주택의 세입자에게 상당 부분 전가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다른 지역의 전세가격을 추가로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은이 6월 말 현재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주택 소유자를 거주지별로 분류한 결과 강남 3구의 주택 보유 전세 비중은 61.2%로 전국 평균(34.1%)은 물론 수도권(37.6%), 서울(44.1%)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 집을 갖고 있으면서도 ‘사교육 1번지’로 통하는 강남 지역에 전세를 얻으려고 몰려든 결과 이 지역의 전세 물량이 품귀 현상을 빚어 가격이 오르고, 전셋값 상승에 따른 부담을 자신이 가진 집의 세입자에게 떠넘겨 보증금을 올려 받는 악순환이 빚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2013-11-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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