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애잔/이기철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애잔/이기철

입력 2017-11-17 17:52
수정 2017-11-1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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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윤희/무제 250㎝×195㎝, 캔버스에 유채 성신여대 서양화과 학사·석사. 갤러리현대·금호미술관·몽인아트센터·아르테미시아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
도윤희/무제
250㎝×195㎝, 캔버스에 유채
성신여대 서양화과 학사·석사. 갤러리현대·금호미술관·몽인아트센터·아르테미시아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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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잔/이기철

달빛 아래 벌레 한 마리 잠들었다

먹던 나뭇잎 반 장

내일 먹으려 남겨 두고

달빛 이불 덮었다

저 눈부신 애잔!

타는 듯하던 여름 땡볕에 견주면 겨울 달빛은 살을 에듯 희고 차다. 상상만 해도 뒷덜미가 서늘해진다. 그 달빛 이불 덮고 잠든 벌레 한 마리. 먹다 남긴 나뭇잎 반 장은 내일 식량이다. 무엇이든 위장을 채워야 생명을 잇는 것은 다 애잔한 것. 벌레건 사람이건 가냘프고 약해서 애틋하고 애처롭다는 뜻이다. 오늘 살았다고 내일의 생명이 보장되는 것이 생명이 품은 진실이다. 나뭇잎 갉는 벌레도 생명의 일원이니, 그 애잔을 애잔으로 품는 사람이 있어 다행이다 싶다.

장석주 시인
2017-11-1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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