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는 허리띠 졸라맨 美의회 본받아라

[사설] 여야는 허리띠 졸라맨 美의회 본받아라

입력 2011-01-07 00:00
수정 2011-01-07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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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출범한 미 의회가 처음 들고 나온 것이 의회 예산 깎기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는 사무실 운영경비를 5% 삭감한다고 한다. 예산 편성권을 쥐고 있는 하원 세출위원회도 자발적으로 위원회 예산을 9% 줄인다고 한다. 이런 국회 개혁의 중심에는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의장이 있다.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권력 서열 3위인 그가 의회가 먼저 허리띠를 졸라맬 테니 정부도 따라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베이너 의장은 관행적으로 내려 오던 취임 축하행사도 대폭 축소하거나 취소시켰다고 한다. 그의 하원의장 선출이라는 감격적인 순간을 같이한 이도 가족·친지 11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작은 정부를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던 그가 스스로 절제의 리더십을 보인 것이다. 그야말로 가난한 환경에서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이다운 실용적인 면모가 아닐 수 없다.

그는 앞서 소속 의원들의 회의 출석 여부도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등 하원 운영 규칙 개정안도 마련했다. 이처럼 미 의회는 스스로를 감시하는 자정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미 의회 윤리국에서 지난 2008년부터 3년간 의원들의 해외출장 경비내역을 샅샅이 뒤졌다고 한다. 전체 의원의 35~40%가 해외출장 중 남은 경비를 반환했다니 정말 부러울 뿐이다.

우리의 정치권은 어떤가. 국회는 불과 한달여 전 연평도 포격으로 어수선한 틈을 타 내년 의원 세비를 5.1% 인상했다. 입법 활동비와 정책 홍보물 발행 비용 등도 올렸다. 폭력국회의 적나라한 현장이 해외 언론에 보도돼도 국회의장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예산안 파동 와중에도 자신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만 몰두하는 게 우리 국회의 슬픈 현주소다. 새해 여야는 자기 희생적 행보를 보이는 미 의회를 100분의1이라도 본받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2011-01-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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