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 직업병 예방위원회, 타 기업으로 확산되길

[사설] 삼성 직업병 예방위원회, 타 기업으로 확산되길

입력 2016-01-13 23:10
수정 2016-01-1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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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황유미씨 등이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촉발된 삼성전자 백혈병 논란이 9년여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삼성전자와 피해자 가족, 시민단체 등은 그제 반도체 직업병과 관련해 사과와 보상, 재해 예방 등 3가지 쟁점 가운데 재해 예방 대책에 합의했다. 아직 사과와 보상 문제를 놓고 이견이 있어 완전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이르다. 하지만 갈등의 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오랜 기간 대화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앞으로 다른 기업이나 산업 분야에서도 있을 수 있는 난제에 대한 갈등 관리의 좋은 사례가 됐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이들 3자가 향후 직업병 예방 대책으로 내놓은 것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직업 환경을 진단하는 ‘옴부즈맨위원회’ 설치다. 이 위원회는 직업병 역학조사와 전현직 근로자들에 대한 조사 등을 담당한다. 조사 후 보고서와 권고 사항도 발표한다. 우리 기업에 옴부즈맨위원회가 설치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사실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근로자 150명 이상의 사업장에는 옴부즈맨위원회를 두게 돼 있다고 한다. 즉 이 위원회가 근로자들의 애로 사항과 민원 등에 대해 회사 측과 대화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면서 노사 간 갈등을 사전에 방지해 왔다.

위원회 설치로 근로자들의 직업병 문제가 일시에 해결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앞으로 위원회가 어떻게 활동하는지에 달려있다. 또 위원회의 권고 사항을 회사 경영진이 얼마나 성실히 이행하는가도 중요하다. 그렇기에 위원회 구성은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운 것일 뿐이다. 일각에서 삼성 측의 보상과 사과가 충분하지 않다고 토를 다는 것도 그래서다. 그렇다 하더라도 위원회 설치는 산업 현장의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의미 있는 조치이기에 다른 기업으로 확산돼야 한다.

2016-01-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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