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종철 새 대표 체제 정의당에 거는 기대

[사설] 김종철 새 대표 체제 정의당에 거는 기대

입력 2020-10-11 17:38
수정 2020-10-12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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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김종철 전 대변인이 지난 9일 당대표로 선출됐다. 당내 최대 계파인 ‘인천연합’ 등 조직력을 앞세운 배진교 현역 의원을 누르고 변변한 조직도 없이 원외인 그가 당선된 것은 변화를 열망하는 당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제도권 진보정당으로서 정의당의 중요성은 더 말할 것도 없지만 현재 위상은 한 자릿수 지지율 등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여당 지지층으로부터는 ‘왜 같은 편인 문재인 정부를 화끈하게 도와주지 않느냐’는 비판을 받고 강경 진보층으로부터는 ‘왜 독자적인 노선을 걷지 못하고 더불어민주당 2중대 소리를 듣느냐’는 비판을 받는다. 조국 사태를 비롯해 몇몇 사안에서 정의당은 갈팡질팡했고 지난 4월 총선에서 기대에 미달하는 6석을 건지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는 정의당만의 잘못은 아니다. 남북 분단과 영호남 지역구도를 기반으로 거대 양당이 극한 대치하는 상황에서 진보 정당이 설 자리는 여전히 협소하다. 민주당과 상당 부분 지지층이 겹치는 것도 정의당의 딜레마다. 어떻게 보면 이처럼 척박한 정치 환경에서 이만큼이나마 끌고 온 게 기적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현실만 탓할 수는 없다. 척박한 현실에서 희망의 싹을 틔우는 게 바로 진보 정치의 가치다. 그리고 그 가치는 정도(正道)를 걷는 것으로 실현될 수 있다. 선거에서 의석 수를 늘리기 위해 선거법을 바꾸거나 여당과 ‘딜’을 하는 건 지금까지 걸어온 진보 정당의 가치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고, ‘기성 정치와 다른 게 뭐냐’는 회의감을 국민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국민의 지지는 의석 수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나라를 위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꿋꿋이 걷다 보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다. 김 신임 대표는 “금기를 깨고 독자적인 정책으로 승부해 진보 정당의 가치를 국민이 인정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바로 이 약속이 진보 정치가 걸어야 할 정도다.



2020-10-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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