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좌고우면/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좌고우면/최광숙 논설위원

최광숙 기자
최광숙 기자
입력 2015-04-14 17:58
수정 2015-04-15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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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고우면’(左顧右眄)은 왼쪽을 돌아보고 오른쪽을 곁눈질한다는 뜻이다. 어떤 일을 할 때 이리저리 생각하면서 앞뒤를 재고 망설이는 태도를 말한다. 요즘 이 단어가 유행어가 될 듯하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맡은 문무일 특별수사팀장은 그제 첫 브리핑에서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면서 좌고우면이라는 말을 네 차례나 사용했다. 강한 수사 의지를 밝힌 셈이다.

평소에 잘 쓰지 않는 이 말을 검찰이 여러 차례 반복한 이유는 뭘까. 정치권이나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수사하는 것은 검찰 수사의 기본이다. 굳이 그 기본을 강조한 것을 보면 검찰 입장에서 이것저것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반증(反證)일 수 있다. 온 국민의 시선이 쏠려 있는 데다 리스트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박근혜 정권의 핵심부에 포진하고 있는 ‘살아 있는 권력’이기 때문일 게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좌고우면하지 말고 국민만 보고 수사하라”고 검찰에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좌고우면과 비슷한 우리 속담으로 ‘망설이는 호랑이는 벌만도 못하다’는 말이 있다. 지금 검찰은 호랑이가 되느냐, 벌이 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5-04-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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