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알면서 노숙자 포용했던 英 신부

’운명’ 알면서 노숙자 포용했던 英 신부

입력 2012-02-16 00:00
수정 2012-02-1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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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되자 동료·신도들 애도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노숙자 등 낯선 사람들을 기꺼이 집으로 들이던 영국의 한 성직자가 결국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에 따르면 존 서다즈(59) 신부는 전날 글로스터셔 손베리에 있는 처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다즈 신부는 지난해 10월 신도들에게 기독교인의 의무를 다하는 뜻에서 노숙자나 낯선 사람들을 자주 집으로 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비극적인 죽음을 각오한 듯 “신부로 사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안다. 집에 데려오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신자인 맥 애드넘스는 서다즈 신부가 설교를 하다 이런 말을 했다고 떠올리면서 “그는 세상에 적이 없을 것 같은 훌륭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글로스터셔의 조프리 시더웨이 부주교는 “슬프게도 이 사건은 오늘날 일부 교구의 성직자들이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을 부각시킨다”면서 “많은 성직자는 매일 집과 교회를 사람들에게 열어두는데 이 때문에 위험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신도는 돈을 노리는 부랑자들이 있다면서 신부들의 안전을 염려했다.

22년 전 대형 교통사고를 당한 것을 계기로 신부가 된 서다즈는 에섹스 위트햄 교구에 있다가 지난해 손베리로 왔다.

고인의 친구는 “존은 매우 열심히 책임을 다했다. 누구라도 그의 집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으면 도왔다”고 말했다.

에섹스의 지방의원인 필 발로우는 서다즈 신부가 “사람들을 매우 아꼈고 모든 에너지를 신도들에게 쏟았다”면서 “그에 대해 따뜻한 말 말고 다른 것을 얘기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43세 남성을 살인 용의자로 체포했다면서 그가 서다즈 신부와 아는 사이였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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