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압바스는 ‘평화의 천사’ 발언 진실은?

교황, 압바스는 ‘평화의 천사’ 발언 진실은?

입력 2015-05-19 16:24
수정 2015-05-1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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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천사’vs’평화의 천사가 되기를’ 놓고 논란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평화의 천사’라고 불렀다는 보도를 놓고 해석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6일 바티칸에서 이뤄진 프란치스코 교황과 압바스 수반의 대화 내용에 대한 외신들의 보도가 둘로 갈리고 있다.

이탈리아 안사통신, 미국 AP통신, NYT 등 다수의 외국 매체들은 교황이 압바스 수반에게 “당신은 평화의 천사”라고 말했다고 전해 국내 언론도 대부분 이를 인용 보도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 라 스탐파는 “당신이 평화의 천사가 되기를”이라고 말했다고 보도, 논란의 불씨를 제공했다.

전자의 경우 압바스 수반이 이미 평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의미지만, 후자의 경우 앞으로 평화를 위해 노력해달라는 당부의 의미여서 온도차가 크다.

이는 ‘당신이 ~이다(you are)’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서술어 ‘sei’와 ‘당신이 ~가 되기를(may you be)’이라는 의미의 ‘sia’의 발음을 헷갈렸기 때문이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압바스 수반에게 소곤거리듯이 이야기한 데다 이탈리아어 모국어 사용자가 아니어서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논란이 확산하자 AP통신은 녹화테이프를 분석한 뒤 프란치스코 교황의 ‘ 당신은 평화의 천사’라는 발언 중 평화의 천사 앞에

‘a bit(약간)’이란 두 단어를 넣어 정정기사를 송고했다.

결국 교황청의 페데리코 롬바르디 대변인은 성명을 내 “교황이 압바스 수반에게 ‘평화의 천사’를 상징하는 메달을 선물하면서 메달의 의미를 설명한 것이며 여기서 ‘천사(angel)’란 ‘전달자(messenger)’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롬바르디 대변인은 “교황이 사적인 대화에서 한 말은 공식 발언이 아니다”며 교황이 ‘sei’ 동사를 사용했는지, ‘sia’ 동사를 사용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 설명을 삼갔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서로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으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임마누엘 나숀 이스라엘 외교부 대변인은 주 바티칸 대사의 자문을 구한 결과를 토대로 “교황은 ‘당신이 평화의 천사가 되기를’이라고 말했다. 압바스는 평화의 천사와는 거리가 멀다”라고 주장했다.

유대인 차별 철폐운동 단체인 ADL의 에이브러햄 폭스먼 회장은 NYT 인터뷰에서 교황청 대변인의 해명 노력을 언급하며 “(교황청이) 한발 물러서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은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집행위원인 하난 아쉬라이는 “’당신이 천사가 되기를’인지, ‘당신은 천사다’인지 성서적으로 해석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압바스 수반의 바티칸 방문, 바티칸의 팔레스타인 인정, 팔레스타인 출신 수녀 2명의 성인 추대 등을 넓은 맥락에서 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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