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성결혼 논란 격화 대선쟁점화’대법원 엘리트주의’ 비판도

미 동성결혼 논란 격화 대선쟁점화’대법원 엘리트주의’ 비판도

입력 2015-06-30 07:51
수정 2015-06-30 07:5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공화 잠룡들 연일 맹공 속 후보 간 온도차…경선판 영향 주목

미국 연방대법원의 지난주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공화당 대선후보들이 연일 맹공을 퍼부으면서 대선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여기에다 종교 지도자들까지 비판 목소리를 내면서 동성결혼 문제는 한동안 미국 사회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 잠룡 중 한 명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29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출연해 “연방대법원에 대법관이 9명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하버드대나 예일대 출신이며 개신교나 복음주의 신도는 한 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대법관 서기 출신인 크루즈 의원은 또 “대법원의 엘리트들은 이 나라를 ‘플라이오버 컨트리’(flyover country, 동서부 출신들이 중부지역을 비하해 일컫는 말)쯤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그래서 우리의 의견을 단순히 한 교구의 의견으로만 취급해 크게 존중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런 ‘미친 시스템’에서 선출 받지 않은 변호사들이 (동성결혼과 같은)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결정한다”고 성토했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도 전날 A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은 선출 받지 않은 변호사 5명에 의해 내려진 것”이라며 대법원 결정의 의미를 평가 절하했다.

그는 기독교계가 앞으로 현행 민법에 맞서 고(故) 마틴 루서 킹 목사가 과거 인종차별에 항거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번 동성결혼 합법화 조치에 저항해 나갈 것으로 예상하면서 “양심상 동성결혼을 거부하는 것이라면 그들의 결정을 당연히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역시 같은 날 CNN 인터뷰에서 “나는 전통적인 남녀 간의 결혼을 지지하는 사람”이라면서 대법원의 결정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앞서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이 나온 지난 26일 당일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와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 최고경영자(CEO), 릭 샌토럼(펜실베이니아) 전 상원의원 등도 성명을 내고 “잘못된 결정”, “중대한 실수”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반면,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신경외과 의사 출신인 벤 카슨은 전통결혼을 지지하고 대법원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도 동성결혼에 대해서는 존중 또는 지지의 입장을 보여 다른 공화당 후보들과 대조를 보였고,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 역시 다른 강경 후보들보다 비판 강도가 약했다.

공화당 잠룡 중 가장 진보적이라고 평가받는 폴 의원은 이날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서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자칫 그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 종교계 교회나 학교, 병원 등에 경찰 투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개인의 결혼을 방해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곧 정부가 새로운 결혼의 개념에 대한 특별한 허가증을 내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정부는 결혼 관련 문제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에 대한 공화당 잠룡들 간의 이런 온도차는 내부 경선 판도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일찌감치 “동성결혼을 헌법상 권리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혀온데다가, 대법원 결정 이후에도 트위터에 무지갯빛 사진과 함께 “자랑스러운 날(Proud day)”이라는 글을 올려 지지를 표명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