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를 혐오해 1인 시위까지 나선 미국 여성이 신자들의 끈질긴 대화 노력에 마음의 문을 열고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받아간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의 누르 이슬람문화센터 앞에서 반(反) 이슬람 시위를 벌이던 ‘애니’라는 이름의 한 여성이 이슬람교 신자들의 끈질긴 대화 노력 끝에 마음을 열고 신자인 신시아 드부팅카와 포옹하고 있다. 애니는 이후 센터를 구경하고 예배를 참관한 뒤 이슬람교 경전인 쿠란을 선물로 받아갔다. 누르 이슬람문화센터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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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의 누르 이슬람문화센터 앞에서 반(反) 이슬람 시위를 벌이던 ‘애니’라는 이름의 한 여성이 이슬람교 신자들의 끈질긴 대화 노력 끝에 마음을 열고 신자인 신시아 드부팅카와 포옹하고 있다. 애니는 이후 센터를 구경하고 예배를 참관한 뒤 이슬람교 경전인 쿠란을 선물로 받아갔다. 누르 이슬람문화센터 페이스북 캡처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주말인 지난 10일 미국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의 누르 이슬람문화센터 앞에서 ‘반(反) 이슬람’ 시위가 열린다는 정보가 센터 측에 알려졌다.
비상이 걸린 센터는 경찰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췄다. 최근 몇 달 동안 협박 전화와 이메일에 시달려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시위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모자를 눌러쓰고 선글라스를 착용한 여성 한 명에 불과했다.
나중에 ‘애니’라는 이름으로 밝혀진 이 여성은 이슬람교를 비난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묵묵히 1인 시위를 펼쳤다.
안티오크 대학에서 근동종교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마이카 데이비드 나지리가 설득에 나섰지만 요지부동이었다.
WP에 공개된 당시 촬영된 영상을 보면 애니는 ‘코란은 성서의 스토리를 훔친 것’, ‘이슬람교는 죽음 숭배를 미화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무슬림’, ‘이란이 이스라엘을 파괴할 것’이라는 등의 일방적 주장을 내놓으며 40분 이상 자신의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공격적이고 증오에 찬 태도를 보이던 그는 나지리를 비롯한 이슬람 신자들의 대화 노력에 과거 온라인으로 사귄 무슬림 친구와 이스라엘 문제에 관한 견해차로 다툰 일을 털어놓는 등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센터 관계자들이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비판한 뒤 중동 국가의 폭력 행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히자, 애니는 마침내 악수를 하거나 포옹을 하며 증오심을 내려놓았다.
‘아침식사를 같이하자’는 등의 따뜻한 제안에 애니는 피켓을 내려놓고 두 시간 동안 센터를 구경하면서 대화를 나눈 뒤 오후 예배를 지켜봤다.
애니는 “내가 속한 기독교 단체로부터 오늘부로 다 쫓겨나게 생겼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맨 처음 설득에 나선 나지리는 WP에 “증오와 편견으로 가득찬 사람을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증오 단체나 증오를 전파하는 포교자 등으로부터 조종된 사람들에게는 여지가 있다. 애니가 바로 그 범주에 속했다”라고 말했다.
센터에서 봉사활동 책임자로 일하는 임란 말릭도 “그는 인터넷으로 잘못된 정보를 가진 것처럼 보였다”면서 “소셜미디어에 의존하고 사람과 직접 접촉하지 않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무지와 오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쿠란 영어본을 선물받은 애니는 떠나기 전 “당신들은 모두 정말 훌륭한 사람들”이라면서 “나는 폭력과 살인에 동의하지 않지만 이 책을 읽어보겠다. 무슬림이 내게 잘해줄 수 있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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