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서 5명 숨진 카페 재개장…”일상의 회복”

파리 테러서 5명 숨진 카페 재개장…”일상의 회복”

입력 2015-12-05 10:14
수정 2015-12-0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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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에 박살 난 것을 대신해 갈아끼운 유리창, 용기를 내 찾아온 손님들, 그리고 스러진 이들을 추모하는 꽃다발이 모두 한곳에 있었다.

지난달 13일 프랑스 파리 테러의 여러 현장 중 하나로 5명이 숨졌던 파리 11구의 ‘라본비에르’(La Bonne Biere·좋은 맥주라는 뜻) 카페가 정확히 3주 만인 4일(현지시간) 다시 문을 열었다.

파리 테러의 배경이 된 장소 중 가장 먼저 재개장한 것이다.

테러범들이 퍼부은 총탄에 깨진 유리창은 교체됐고 페인트칠도 새로 했다. 길가의 테라스엔 새 테이블과 의자가 놓였다.

손님들은 에스프레소 커피를 홀짝이거나 식사를 즐겼고, 테러 이후 카페 근처에 놓이기 시작한 추모 헌화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카페와 가까운 곳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 손님 윌리엄 바욜은 “죽은 이들을 기억하고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는 이곳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나는 전혀 편안하지 않다”며 “여기 앉아 있으면 길 건너 ‘카사 노스트라 레스토랑’의 총알 흔적을 여전히 볼 수 있다. 저곳은 테러 당일을 포함해 내가 매일 점심을 먹던 식당”이라고 털어놨다.

카사 노스트라 레스토랑은 아직 재개장하지 않았다.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바타클랑 극장은 내년 말께나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아직 문을 열지 못한 식당과 극장처럼 테러의 상처는 여전히 치유되지 않고 있다.

바욜의 동료 마티유 프라도는 “테러 이후 봤던 장면을 잊지 못한다. 톱밥이 피 위로 떨어졌고 곧 붉게 물들었다”고 몸서리쳤다.

AFP통신은 “현지 주민들의 정신적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며 “심리학적 지원이 제공되고 있고 일부 주민은 종교에서 위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재개장한 카페 역시 예전과 같을 수는 없을지언정 깊은 슬픔 속에서도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분위기였다고 가디언은 묘사했다.

카페 매니저인 오드리 빌리는 “다시 시작하고 일어서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악몽의 흔적을 지워버리려고 벽을 다시 칠하는 등 몇 가지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카페는 사람들이 만나서 교류하며 공유하는 장소였다. 다시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 카페에서 점심을 즐기던 마루아는 “지나가다가 문을 연 것을 봤고 ‘(여기서 먹으면) 안 될 이유가 있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이 카페는 지역사회의 중심이었다. 삶이 회복되기 시작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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