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 이어 훈춘 부동산 가격·거래량 모두 상승중국 남동부 연해지역 구매자 상당 수…외국인도 일부 구매
북중관계 정상화, 남북정상회담 성공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내달 열리기로 확정된 가운데 북한개방에 대한 전망이 높아지면서 북한접경 중국 도시의 부동산가격이 연쇄적으로 치솟고 있다.14일 현지매체와 소식통에 따르면 북중교역 거점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부동산가격이 랑터우(浪頭)신도시를 중심으로 지난 3월 말 북중정상회담 이후 꾸준히 올랐고, 지린(吉林)성 연변조선족자치주 훈춘(琿春)의 집값도 상승했다.
관영 ‘중국의소리’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부터 단둥 현지인들이 ‘유령도시’(鬼城)라고 부르던 랑터우 신도시에 외지 부동산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 보름여 만에 땅값을 폭등케 했다.
최근 들어선 ‘장사의 달인’이라 불리는 저장(浙江)성 출신 투자단이 단둥에서 건물 1개동 전체를 2억 위안(약 336억7천만원)에 구매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현재 단둥 구시가지의 ㎡당 부동산 가격은 하루 100위안(약 1만7천원)씩 오르는데, 단둥 신도시의 상승폭은 200∼300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경영보(經營報)도 북한이 경제건설 집중 노선을 채택한 지난달 20일을 분수령으로 중국 남·동부 연안 개발지역 외지 투자자들이 단둥으로 대거 몰렸다고 전했다.
현지 업계 인사는 지난 4월 20일 이전 단둥 신도시 아파트 가격이 ㎡당 3천∼4천 위안이었으나 현재 6천∼7천 위안으로 두배가량 뛰었고, 강변이나 학군 수요가 있는 인기지역은 8천∼9천 위안을 오르내린다고 전했다.
단둥 부동산 가격은 북한과 관련해 여러 차례 오르내림이 있었다.
2014년 10월 신압록강대교 완공 당시 랑터우신도시 주택 ㎡당 가격이 2천 위안에서 5천 위안까지 치솟았다가 개통이 지연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중국에서 유일하게 북한·러시아와 육로로 연결되는 연변자치주 훈춘도 교통인프라 이점을 안고 부동산 상승세를 보인다.
현지 매체인 훅룡강신문에 따르면 최근 훈춘시 부동산 등록센터의 부동산 거래량이 급증해 가격도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1~4월 훈춘 부동산 개발업체가 판매한 주택·상가 거래량이 2천103채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증가했고, 가격도 ㎡당 5천300~5천500 위안으로 1년새 40% 정도 상승했다.
훈춘의 고급 아파트는 ㎡당 6천500 위안가량으로 올랐으며, 중고 주택 가격도 ㎡당 4천500 위안정도로 올랐다.
지난달 훈춘시 부동산 등록센터의 하루 등록업무량이 140여 건으로 평소보다 2배가량 증가했고, 이달 초 노동절 연휴 사흘동안 684건을 처리해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훈춘 현지인보다는 타 지방 구매자가 늘어나는 추세로 베이징(北京), 저장·랴오닝·산둥(山東)·헤이룽장(黑龍江)성 등 타 지역 부동산 구매자가 31.5%를 차지했다. 심지어 한국, 러시아, 일본 등 외국인 구매자도 5%를 차지했다.
이처럼 부동산 등록 신청자가 몰리면서 단둥 부동산 등록센터는 하루 접수 건수를 260건으로 제한했다. 훈춘 부동산 등록센터는 ‘휴무일 없는 접수창구’를 마련해 늘어난 업무량을 처리하고 있다.
당국도 부동산가격 폭등세를 예의주시하면서 대책 발표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랴오닝성 주택건설청 부청장이 최근 현지 부동산 동향을 살피기 위해 단둥시를 찾았고, 조만간 구매 제한조치를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훈춘의 부동산 가격 상승 분위기와 달리 옌지(延吉)는 아직 관망하는 분위기나 지난 9일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북미회담 성공을 촉구하는 특별성명을 채택해 머잖아 분위기를 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