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챌린지 영상을 따라하려다 중화상을 입은 미국의 13세 소녀 데스티니 크레인.
30일(현지시간) ABC뉴스 등에 따르면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사는 데스티니 크레인(13·여)은 지난 13일 집 화장실 거울에 초와 알코올 등으로 그림을 그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기대와 달리 폭발이 일어났고, 데스티니는 목과 오른팔에 3도 화상을 입고 2주째 병원에 입원 중이다.
데스티니는 현재 피부 이식 수술을 세 차례 할 정도로 화상이 심각하며, 말도 할 수 없는 상태다.
가족들은 데스티니가 틱톡 영상을 보고 따라하려다 이같은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특히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화장실에서 인화물질로 그림을 그리고 불을 붙이는 바람에 사고가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들이 사고 소리를 듣고 데스티니를 화장실에서 끌어냈을 때에도 데스티니의 스마트폰에선 틱톡 영상이 재생 중이었다고 데스티니의 어머니는 전했다.
어머니 킴벌리는 “거실에서 큰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막내딸의 비명 소리를 들었다”면서 “화장실로 갔을 때 딸은 물론 화장실 내부에 불이 붙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딸이 깨어나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나면 아마도 제정신이 아니겠지만 극복하리라 믿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틱톡 챌린지 영상을 따라하려다 중화상을 입은 미국의 13세 소녀 데스티니 크레인.
가족들은 아이들이 소셜미디어를 사용할 때 같이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생인 데스티니의 언니는 “동생이 틱톡을 보여주며 뭔가 이야기했을 때 ‘과제하느라 바쁘다’며 제대로 듣지 못했다”라고 후회했다.
틱톡 챌린지 영상을 따라하려다 중화상을 입은 미국의 13세 소녀 데스티니 크레인. 사진은 화재가 일어난 집 화장실.
미국의 한 인터넷 안전 관련 단체는 “10대 청소년은 영상을 올리고 팔로워나 ‘좋아요’를 받는 데 열중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떤 콘텐츠를 공유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자녀와 계정을 공유해 무슨 콘텐츠를 시청하고 게시하는지도 파악하라고 권고했다.
데스티니의 언니는 입원 중인 동생의 사진을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 공유하며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