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와 돌로미티 봉우리에 십자가 그만” 산악계-극우 정치인 충돌

“알프스와 돌로미티 봉우리에 십자가 그만” 산악계-극우 정치인 충돌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7-06 15:34
수정 2023-07-0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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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돌로미티(이탈리아 알프스) 서부 사쏘 룽고 근처 참피노이 봉우리에 세워진 나무 십자가. 기사에 언급된 것처럼 알프스나 돌로미티 어디를 가나 봉우리나 고개마다 십자가를 세워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지난달 13일 돌로미티(이탈리아 알프스) 서부 사쏘 룽고 근처 참피노이 봉우리에 세워진 나무 십자가. 기사에 언급된 것처럼 알프스나 돌로미티 어디를 가나 봉우리나 고개마다 십자가를 세워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알프스 산맥의 봉우리들에 십자가를 이제 그만 세우자는 산악계 목소리에 극우 정치인들이 반발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이탈리아 산악인인 레인홀트 메스너(78)가 독일 타블로이드 신문 빌트 인터뷰를 통해 알프스 산맥의 봉우리들에 십자가를 세우는 일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고 전했다. 메스너는 이미 충분히 많은 십자가가 존재하지만, 여전히 알프스 산맥의 모든 봉우리와 언덕에 십자가를 세우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알프스 산맥에 이미 설치된 4000여개의 십자가는 그대로 놓아둬야 하겠지만 더 이상 새로운 십자가가 들어서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산 정상에는 아무것도 없는 게 더 낫다면서 종교를 위해 정상을 점유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탈리아 산악협회의 잡지 발행인인 마르코 알비노 페라리가 모든 산악인이 산 정상의 십자가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산 정상은 중립적인 곳으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산악협회도 페라리와 비슷한 뜻을 개진하고 있지만 극우 정치인들은 유럽의 기독교 유산과 알프스 문화가 공격받았다며 강한 불쾌감을 토로했다.

이탈리아 우파정당인 레가당 소속인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교통부 장관은 산 봉우리 십자가 설치를 금지하자는 움직임은 역사와 문화, 과거와 미래를 부정하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 기독사회당의 마틴 후보 사무총장도 하늘이 자연에 속해 있듯이 봉우리의 십자가도 산에 속한 것이라면서 십자가는 집과 전통의 표시이며 반드시 보전돼야 한다고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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