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니죠?” 미국 국방장관 ‘인종차별’ 논란

“탈레반 아니죠?” 미국 국방장관 ‘인종차별’ 논란

입력 2013-06-21 00:00
수정 2013-06-2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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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대학서 강연 중 즉흥 농담으로 구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모교에서 무심결에 내뱉은 농담 때문에 도마에 올랐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등에 따르면 헤이글 장관은 전날 모교인 네브래스카대학에서 연설한 뒤 방청객과의 질의ㆍ응답 시간에 뒤편에 앉은 질문자를 가리키며 “당신은 탈레반 조직원이 아니죠”라고 말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공교롭게도 질문을 위해 일어선 남성은 인도계 미국인이었고, 행사장에는 한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이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헤이글 장관이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는 비난이 터져 나왔다.

이에 대해 조지 리틀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당시 탈레반과 관련한 질문 뒤에 다음 질문자를 부르기 직전에 즉흥적으로 농담을 한 것일 뿐”이라면서 “모욕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헤이글 장관은 이 질문자에 앞서 미국과 탈레반의 평화회담에 대한 질문에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틀 대변인은 또 “헤이글 장관은 어떤 상황에서도 그런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다음 질문자가 누구인지도 몰랐다”고 강조했다.

당사자인 인도계 미국인 로빈 간디 네브래스카대학 조교수도 성명에서 “헤이글 장관의 연설에 참석한 것은 영광”이라면서 “질문을 하기 전에 혼돈이 있었지만 그건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해명에도 일각에서는 헤이글 장관이 ‘소수인종에 대한 농담을 피하라’는 정치권의 금기를 깼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보수성향 매체 ‘내셔널 저널’은 이 해프닝을 소개하면서 지난 2006년 중간선거에서 조지 앨런 공화당 상원의원이 상대 후보를 돕던 인도계 청년에게 원숭이를 뜻하는 ‘마카카’(macaca)라는 말을 썼다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면서 낙선했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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