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폭동 악몽’ LA, 지머먼 사태에 초비상

‘흑인폭동 악몽’ LA, 지머먼 사태에 초비상

입력 2013-07-17 00:00
수정 2013-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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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점거·행인 폭행 잇따라

미국에서 흑인 소년 트레이번 마틴을 사살한 히스패닉계 백인 조지 지머먼에 대한 무죄 판결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15일(현지시간)에는 21년 전 로드니 킹 사건과 관련해 흑인 폭동이 일어났던 로스앤젤레스(LA)에서 시위가 폭력적 양상을 띠면서 치안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날 LA 남서부 크랜셔에서는 주로 흑인들로 구성된 시위대 200여명이 도로를 점거하고 차량을 부수는가 하면 행인을 폭행하고 길거리에 불을 질렀다. LA 경찰은 밤 9시를 기해 ‘전술 경보’를 발령하고 초비상 경비에 돌입했다.

유명 흑인 인권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는 이날 판결 일주일째를 맞는 오는 20일 전국적인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프턴 목사는 “시위대는 이번 판결에 대한 전국적인 분노가 이틀, 사흘 정도에 그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면서 “(판결) 1주일이 지나도 100여개 도시에서 여전히 정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길 원한다”고 했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연방검찰이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혀 연방검찰이 지머먼을 민권 침해 혐의로 기소할지 주목된다. 홀더 장관은 “법무부는 사실과 법에 근거해 일관되게 행동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건은 비극적이고 불필요한 총격 사망으로, 법무부와 나는 여러분과 우려를 함께 한다”고 말해 이번 판결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법무부가 지머먼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과 관련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의견을 내놓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불개입 원칙’을 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평결의 배심원 6명 중 ‘B37’이라는 일련번호로 알려진 한 배심원은 15일 CNN 뉴스쇼에 출연, 지머먼의 정당방위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배심원은 애초 배심원 3명만 지머먼이 무죄라고 믿었고 나머지 3명은 2급살인 등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생각했으나 오랜 논의를 거쳐 무죄로 판단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2013-07-1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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