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전인 2005년의 리먼 순익보다 훨씬 더 많은 액수 지급
5년 전 전 세계 금융시장을 주저앉게 한 리먼 브러더스 도산으로 관련사건을 맡은 변호사와 회계사들이 떼돈을 벌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FT는 오는 15일로 리먼의 파산 보호 신청 5주년을 맞게 된다며 리먼관련 소송과 회생에 관여한 변호사와 회계사들에게 모두 30억 달러(약 3조2천500억원)가 지급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FT는 미국에서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동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 2005년 리먼이 23억6천만 달러의 순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신문은 리먼 소송과 관련해 법정에 제출된 자료를 인용해 뉴욕 소재 리먼 브러더스 지주회사가 20억 달러 이상을 지급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급 대상에는 미국 법무법인 ‘웨일, 가셸 앤드 맹기스’와 구조조정 전문기업 ‘알바레스 앤드 마셜’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런던 소재 리먼 브러더스 인터내셔널의 유럽 본사도 지난 3월 15일 현재 6억 5천만 파운드(약 1조1천126억원)를 변호사와 회계사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돼 있다고 FT는 전했다.
리먼 유럽 본사가 변호사와 회계사들에게 준 돈은 채권단에 지급할 예정액의 2.3%로 국제 회계 컨설팅사인 프라이스워터스하우스쿠퍼스(PwC)가 분석했다.
PwC는 리먼 유럽 본사의 법정 관리를 주도해 왔음을 FT는 상기시켰다.
기업 파산 전문가들은 FT에 이 수준의 수수료 지급이 거대 금융기업으로는 ‘정상’이라면서 최근 영국에서는 수수료율이 채권단에 지급하는 액수의 최소 4%에서 최대 9%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웨일, 가셸 앤드 맹기스’에서 리먼 건을 주도하는 하비 밀러 파트너는 FT에 “리먼이 워낙 국제적으로 큰 금융사”라면서 이 때문에 “파산 신청 후 며칠 사이에만 80여 건의 법정 소송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FT에 의하면 리먼 채권단은 법정관리 관계자들이 추산한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즉, 리먼 브러더스 지주회사 채권자는 달러당 26센트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리먼 유럽본부의 무담보 채권 보유자는 전액 상환 가능성이 제기됐다. 어쩌면 그간의 이자까지 가산될지 모른다고 FT는 덧붙였다.
밀러 파트너는 “리먼 도산이 대화재를 가져온 지진이었다”고 표현하면서 “파산 보호 신청이 있기까지의 사흘간 엄청난 계산 착오가 있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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