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욕스러웠다” 국경순찰대원에 채찍으로 쫓긴 아이티인들…미 정부에 소송

“치욕스러웠다” 국경순찰대원에 채찍으로 쫓긴 아이티인들…미 정부에 소송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1-12-22 08:36
수정 2021-12-2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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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타고 채찍 휘두르며… 美 국경순찰대 ‘난민 몰이’ 만행
말 타고 채찍 휘두르며… 美 국경순찰대 ‘난민 몰이’ 만행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델리오의 국경순찰대 기마요원들이 불법 아이티 난민촌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가축을 몰듯 사람들을 위협하는 장면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순찰대원들이 말 위에서 채찍을 휘두르며 밀어붙이자 겁에 질린 난민 중 일부가 인근 강물에 빠지기도 했다. 인권침해 비판이 거세지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1일 “기마요원들의 태도는 끔찍했다”며 철저한 조사 및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다.
델리오 AFP 연합뉴스
지난 9월 미국 남부 텍사스주 국경지역 델리오에서 말을 탄 국경순찰대원이 말 고삐를 채찍처럼 휘두르며 아이티 이민자들을 쫓는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해당 사진 속 남성을 포함한 아이티 이민자 11명이 신체·언어 학대와 비인간적인 처우 등을 이유로 미국 정부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지난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 속 국경순찰대원에게 옷자락을 붙잡힌 남성은 미라르 조제프라는 이름의 아이티인이다. 그는 델리오 난민촌에서 아내와 아이에게 줄 음식을 가져가던 중에 국경순찰대에 쫓기게 됐다.

NYT에 따르면, 미국서 추방된 조제프는 이민자 지원단체들의 도움을 받아 제기한 이번 소송의 소장에서 “살면서 가장 치욕스러운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원고인 에스테르는 말을 탄 국경순찰대원이 자신을 거의 들이받을 것처럼 강 쪽으로 몰며 “멕시코로 가라”로 외쳤다고 주장했다.

11명의 원고는 바이든 정부가 이민자들이 몰려올 것을 알면서도 인도주의적 준비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더 많은 아이티인들이 미국행을 시도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적인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다시 미국에 가서 망명을 신청하고 대기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도 요구했다.

한편 지난 9월 델리오에선 아이티 이민자들이 한꺼번에 육로 국경을 넘어 미국에 들어오면서 한때 1만 4천 명에 달하는 이민자들이 국경 다리 아래에 난민촌을 형성한 바 있다.

이중 일부는 추방되거나 멕시코로 물러나고, 일부는 미국 내 수용시설로 옮겨지면서 난민촌은 빠르게 해체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미 당국의 비인간적인 대응에 대한 논란이 커졌고, 특히 채찍질하는 국경순찰대원의 사진이 공개된 후 백악관과 공화당, 민주당이 한목소리로 비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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