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버른도 마약 주사실 허용…사망 급증에 ‘백기’

호주 멜버른도 마약 주사실 허용…사망 급증에 ‘백기’

김지수 기자
입력 2017-10-31 15:08
수정 2017-10-3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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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이어 호주 2번째…“도로 위 사망자보다 많아”

호주 빅토리아주가 마약 과다복용 사망자가 날로 늘어나자 기존 방침을 바꿔 마약 주사실을 허용하기로 했다.

호주에서 마약 주사실이 설치되는 것은 2001년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시드니의 유흥가인 킹스크로스에 이어 2번째다.
호주 멜버른도 마약 주사실 허용…사망 급증에 ‘백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호주 멜버른도 마약 주사실 허용…사망 급증에 ‘백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호주 2대 주인 빅토리아주의 대니얼 앤드루스 주총리는 30일 주도 멜버른의 노스 리치먼드 지역에 주사실을 설치, 2년간 시험 운영하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호주 언론이 31일 보도했다.

앤드루스 주총리는 줄곧 주사실 설치에 반대해왔으나 사망자 수가 지난해 사상 최대치에 이르는 등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접근법’이라는 주장을 수용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

다만 그는 주사실 운영에 관해 시드니와는 다른 방법을 택했다. 멜버른 주사실은 ‘노스 리치먼드 커뮤니티 헬스 센터’ 내에 설치돼 통합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시드니의 경우 통합 서비스를 받으려면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

센터 측은 20년간 헤로인 중독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바늘을 교환해 주고 있으며, 이런 경험을 토대로 수년간 주사실 임시 운영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시드니에서는 주사실이 설치되고 나서 지난 10년 동안 구급차 호출 전화가 80% 줄었다고 가디언 호주판은 전했다.

빅토리아주의 마약 과다복용이 심각하다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드러났다.

헤로인과 관련한 사망자 수는 지난해 190명으로 전년도 173명보다 늘었다. 이런 수는 1990년대 이래 최고치며 2012년 이후 배로 증가한 것이다.

빅토리아주의 마틴 폴리 정신건강 장관은 “(차가 다니는) 도로 위보다 마약 과다복용으로 더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있다”라고 말했다.

앤드루스 주총리가 이날 주사실 설치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바로 인근에서 헤로인 과다복용 사례로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 구급차가 출동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프랑스에서도 처음으로 마약 주사실이 설치됐으며, 이미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스위스, 캐나다 등에서도 마약 주사실이 운영되고 있다.

마약 주사실 설치를 놓고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적정량의 약물과 깨끗한 주삿바늘을 써 각종 질병에 걸리거나 전염되는 사례를 막고 전문 상담이나 치료를 주선해 마약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쪽과 오히려 마약 사용을 부추기고 지역 환경을 악화할 것이라는 쪽으로 맞서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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