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쳐간 범인 1억2000만원 요구”…교황청 “협상 거부” 뒤늦게 밝혀
로마 교황청이 도난당한 미켈란젤로의 문서 2건의 반환 대가로 10만 유로(약 1억 2000여만원)를 요구받았지만 거절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교황청은 18년 전 발생한 문서 도난 사실을 공개하지 않다가 괴한의 제안을 계기로 언론에 공개했다.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1997년 바티칸 문서고에서 미켈란젤로와 관련된 해당 문서들이 없어졌지만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을 바티칸 전직 직원이라고 소개한 괴한으로부터 금품 요구 전화를 받은 성 베드로 성당 소속 추기경은 도난품이란 이유로 금품 제공 및 협상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문서 2건 중 하나는 미켈란젤로가 친필로 쓴 편지이고, 다른 문서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르네상스 시기 피에타상과 다비드상, 시스티나 성당의 천지창조 천장화 등 수많은 걸작을 남긴 미켈란젤로는 주로 조수들에게 받아쓰게 해 문서를 만든 뒤 사인만 했기 때문에 그가 직접 전문을 쓴 편지의 가치는 매우 높다고 교황청은 설명했다. 교황청 경찰과 이탈리아 경찰은 협박범을 찾기 위해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5-03-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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