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리 에브도 편집장, 테러로 숨지기 직전 쓴 에세이 출간

샤를리 에브도 편집장, 테러로 숨지기 직전 쓴 에세이 출간

입력 2015-04-16 09:33
수정 2015-04-16 09:3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슬람 혐오증 공격에 대한 유감 담아

지난 1월 프랑스의 시사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로 직원 9명과 함께 목숨을 잃은 편집장 스테판 샤르보니에가 죽기 직전 쓴 에세이가 공개됐다.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손에 놀아나는 이슬라모포비아(Islamophobia·이슬람 혐오증) 협잡꾼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에세이는 ‘샤르브’(Charb)라는 필명으로 더 잘 알려진 만화가 샤르보니에가 테러 이틀 전에 완성해 넘긴 것이다.

16일(현지시간) 출간되는 이 책에서 그는 인종차별에 대한 투쟁이 이슬라모포비아에 대한 투쟁으로 변해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슬라모포비아에 맞서 투쟁하는 사람들의 다수는 무슬림 개인이 아니라 예언자 무함마드의 종교를 방어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왜 ‘이슬라모포비아’ 대신 ‘무슬림모포비아’(무슬림 공포증)나 ‘인종차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또 “문제는 수면을 유발하고 앞뒤도 안 맞는 데다 형편없는 소설인 코란이나 성경이 아니다”라며 “코란이나 성경을 이케아 선반 조립 설명서 읽듯이 읽는 신도들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슬라모포비아라는 용어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하는 미디어와 ‘무슬림 유권자’를 이용하는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제기했다.

그는 “제목에 ‘이슬람’만 들어가면 어떤 이야기든 잘 팔린다”며 “테러리스트 자체도 공포의 대상이지만 그가 무슬림이라고 하면 다들 벌벌 떤다”고 말했다.

이 책에는 이와 함께 뜨거운 논란을 불러온 샤를리 에브도의 무함마드 묘사와 극단주의라는 지적에 대한 반론도 담겼다.

샤르보니에가 곧 닥쳐올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듯한 부분도 있다.

그는 알카에다가 2013년 잡지 ‘인스파이어’호에 실은 11명의 공개수배 명단에 자신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솜씨 좋은 몽타주 아래에는 ‘하루에 총알 한 알이면 이단을 멀리할 수 있다’고 써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재미 삼아 언젠가는 내가 샤를리 에브도에서 일하면서 받은 온갖 협박들을 발행해야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