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혐오증 공격에 대한 유감 담아
지난 1월 프랑스의 시사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로 직원 9명과 함께 목숨을 잃은 편집장 스테판 샤르보니에가 죽기 직전 쓴 에세이가 공개됐다.’인종차별주의자들의 손에 놀아나는 이슬라모포비아(Islamophobia·이슬람 혐오증) 협잡꾼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에세이는 ‘샤르브’(Charb)라는 필명으로 더 잘 알려진 만화가 샤르보니에가 테러 이틀 전에 완성해 넘긴 것이다.
16일(현지시간) 출간되는 이 책에서 그는 인종차별에 대한 투쟁이 이슬라모포비아에 대한 투쟁으로 변해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슬라모포비아에 맞서 투쟁하는 사람들의 다수는 무슬림 개인이 아니라 예언자 무함마드의 종교를 방어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왜 ‘이슬라모포비아’ 대신 ‘무슬림모포비아’(무슬림 공포증)나 ‘인종차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또 “문제는 수면을 유발하고 앞뒤도 안 맞는 데다 형편없는 소설인 코란이나 성경이 아니다”라며 “코란이나 성경을 이케아 선반 조립 설명서 읽듯이 읽는 신도들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슬라모포비아라는 용어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하는 미디어와 ‘무슬림 유권자’를 이용하는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제기했다.
그는 “제목에 ‘이슬람’만 들어가면 어떤 이야기든 잘 팔린다”며 “테러리스트 자체도 공포의 대상이지만 그가 무슬림이라고 하면 다들 벌벌 떤다”고 말했다.
이 책에는 이와 함께 뜨거운 논란을 불러온 샤를리 에브도의 무함마드 묘사와 극단주의라는 지적에 대한 반론도 담겼다.
샤르보니에가 곧 닥쳐올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듯한 부분도 있다.
그는 알카에다가 2013년 잡지 ‘인스파이어’호에 실은 11명의 공개수배 명단에 자신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솜씨 좋은 몽타주 아래에는 ‘하루에 총알 한 알이면 이단을 멀리할 수 있다’고 써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재미 삼아 언젠가는 내가 샤를리 에브도에서 일하면서 받은 온갖 협박들을 발행해야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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