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뺏길라”… 독일 ‘反난민’ 다시 꿈틀

“일자리 뺏길라”… 독일 ‘反난민’ 다시 꿈틀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5-10-07 23:02
수정 2015-10-08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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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중심 ‘이민 반대’ 시위 확산… 난민 여성 학대 등 혐오증 징후도

올해 1월 독일 드레스덴 도심 광장에서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페기다·PEGIDA)가 주최한 이민 반대 월요시위에는 한때 2만 5000여명의 군중이 몰렸다. 세는 곧 꺾였다. 베를린,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쾰른 등 여러 도시에서 “관용을 베풀라”고 주장하는 반페기다 시위가 확산됐다. 한 달 만에 페기다 시위 참석자 수는 1000여명 아래로 줄었다.

獨공영방송은 차도르 쓴 메르켈 합성
獨공영방송은 차도르 쓴 메르켈 합성 독일 공영방송 ARD가 6일 유럽의 난민 문제 관련 시사토론 프로그램에서 앙겔라 메르켈(오른쪽) 독일 총리가 차도르를 쓴 합성 사진을 내보내고 있다.
ARD 캡쳐
겨우 명맥을 이어오던 페기다 시위는 최근 활기를 되찾았다. 5일(현지시간) 페기다의 드레스덴 월요시위에 8000여명이 모였다고 슈피겔이 전했다. 페기다 창설자 루츠 바흐만(42)이 “올해 유입 난민이 150만명에 이를 것이란 앙겔라 메르켈 정부의 발표는 거짓말”이며 “독일로 쏟아져 들어오는 난민을 통제할 방법이 없다”고 하자, 군중은 흥분했다. 군중은 메르켈 총리에게 차도르를 씌운 합성 사진부터 나치 제복을 입힌 사진까지 다양하게 희화화한 피켓을 흔들었다.

독일 당국과 유럽연합(EU)은 최근 페기다 시위의 재부흥을 심각하게 대하고 있다. 페기다 시위 참가자 대부분이 중산층 노동자나 연금 수령자로, 이민자에게 자신의 일거리를 빼앗길까 두려워하는 이들의 정서가 난민유입과 같은 계기를 만나 폭력적으로 폭발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을부터 난민들의 독일 정착이 본격화되면서 독일인과 난민 간의 갈등, 루머에서 비롯되는 난민 혐오증이 깊어질 가능성도 크다. 독일 경찰노조위원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밤마다 난민캠프나 길거리에서 (난민) 여성에 대한 성적인 학대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했지만, 당국이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난민캠프 주변이 슬럼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5-10-0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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