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히틀러 생가 건물을 경찰서로 개축하며 “중립화”

오스트리아, 히틀러 생가 건물을 경찰서로 개축하며 “중립화”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6-03 07:55
수정 2020-06-0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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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9월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브라우나우 암 인에 있는 히틀러 생가 건물 앞 모습.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지난 2012년 9월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브라우나우 암 인에 있는 히틀러 생가 건물 앞 모습.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카를 네하머 오스트리아 내무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히틀러 생가 건물 개축 디자인 공모 결과 선정된 자국 업체 마르테. 마르테의 일러스트레이션. 마르테. 마르테 제공 AP 연합뉴스
카를 네하머 오스트리아 내무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히틀러 생가 건물 개축 디자인 공모 결과 선정된 자국 업체 마르테. 마르테의 일러스트레이션.
마르테. 마르테 제공 AP 연합뉴스
오스트리아 정부는 나치 독일을 이끈 아돌프 히틀러의 생가를 3년 안에 경찰서로 개축해 중립화하겠다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지난해 11월 북부 브라우나우 암 인에 있는 히틀러 생가 건물이 신(新)나치주의 등 극우 세력의 기념 장소가 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개축을 결정하고 설계 공모를 진행했는데 카를 네하머 내무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설계 공모에 12개 팀이 입찰에 응해 오스트리아의 건축 회사 ‘마르테. 마르테’ 팀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개축은 2023년 초에 완료할 예정이며 비용으로 500만 유로(약 68억원)가 들어갈 것이라고 네하머 장관은 설명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정부는 2016년 이 건물을 강제로 수용해 사들였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놓고 격론이 이어졌지만 결국 경찰서로 사용하게 됐다.

이곳에서 나치 지도자가 태어났음을 알리는 표식은 얼마 남아 있지 않다. 건물 바깥에 “파시즘 다시는 안돼”라고 적힌 바위가 있는데 수도 빈의 한 박물관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하지만 한 지방 역사학자는 방송에 이 바위는 브라우나우에 계속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히틀러가 이 생가 건물에 머무른 시간은 많지 않았다. 그는 17세기에 지어진 이 건물 아파트에서 1889년 태어났지만 몇 주 뒤 가족은 근처의 다른 주소로 이사를 갔다. 세 살 때 이 마을을 영원히 떠났다.

그러나 신나치주의자들은 이곳을 즐겨 찾았다. 하지만 당국은 앞으로도 이곳을 그런 취지로 찾는 이들이 계속 있으면 안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오스트리아는 1938년 나치 독일에 합병된 아픔을 겪었으며 수십년 동안 나치 정권의 첫 번째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당시 많은 이들이 합병(Anschluss)을 반겼다. 오스트리아는 나치 범죄에 공모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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