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형 공원·아마존 헬릭스… 코로나는 도시를 어떻게 바꿀까

나선형 공원·아마존 헬릭스… 코로나는 도시를 어떻게 바꿀까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21-02-13 08:00
수정 2021-02-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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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빈에 설계한 나선형 공원. 스튜디오 프레히트
오스트리아 빈에 설계한 나선형 공원.
스튜디오 프레히트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초기 뉴욕은 미국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국제도시인 뉴욕은 이전에도 전염병에 취약했다. 18세기 황열병으로 도시 인구의 10% 이상이 희생됐고, 19세기 코레라 피해도 막심했다. 전염병이 창궐할 때마다 도시에선 대탈출(엑소더스)이 일어났지만, 전염병 기세가 꺾이면 사람들은 다시 도시로 향했다. 그러나 전염병 이후 도시는 바뀌었는데, 뉴욕에서도 욕실에 카페트 대신 타일을 깔아 위생을 개선하거나 센트럴파크와 같은 도심의 대형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변화들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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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미국 뉴욕 맨하탄 지역이 한산한 모습이다. 뉴욕 AP 연합뉴스
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미국 뉴욕 맨하탄 지역이 한산한 모습이다.
뉴욕 AP 연합뉴스
코로나19 역시 도시를 변화시키고 있다. 대규모 파티나 도심으로의 이동에 제한이 가해졌고, 대중교통의 북적임은 ‘불편’을 넘어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다. 생필품을 사기 위해 지역 거점을 이루는 대형마트에 가는 일은 준수해 오던 방역수칙의 경계를 넘나드는 위험이 됐다. 그래서 도심은 한산해졌고, 사람들은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과 모임을 피하게 됐다. 생필품 소비는 온라인 등 대안을 찾아가고 있다. 변화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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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로컬 마이크로마켓 개념도. 스튜디오 시프트 아키텍처 어바니즘
하이퍼로컬 마이크로마켓 개념도.
스튜디오 시프트 아키텍처 어바니즘
코로나19가 한 동안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올해, 그리고 그 이후까지 벌어질 도시의 변화에 관한 선제적 대응들이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또 다시 대중교통이 붐비고, 사무실 출근 습관이 복원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그래도 코로나19 이전보다는 재택근무가 조금은 늘고, 위생과 환경에 관한 관심을 실천하려는 노력이 작게나마 커질 것이라고 관측하는 쪽에서다.

건축가들은 코로나19의 핵심규칙인 거리두기가 가능한 도시 디자인을 모색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스튜디오 시프트 아키텍처 어바니즘은 ‘하이퍼로컬 마이크로 마켓’이라는 일종의 공설시장 모델을 설계했다. 16개 바둑판 모양으로 사람들의 동선 분리를 유도하고 하나의 마이크로마켓에는 매장 3곳만 둔다. 입구는 하나, 출구는 두 곳으로 통제하는 이 방식은 한국의 아파트에서 특정 요일에 비상설적으로 열리는 작은 전통시장을 모듈화시킨 느낌이다. 도심으로의 인구유입이 줄면서 이용차량이 줄어든 도심 주차장을 공원으로 재단장시킨 디자인도 있다. 오스트리아의 스튜디오 프레히트가 설계한 나선형 공원은 다른 사람과의 접촉 없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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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영국 런던의 30 세인트 메리 엑스, 미국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 미국 알링턴에 세워질 아마존의 두 번째 본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영국 런던의 30 세인트 메리 엑스, 미국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 미국 알링턴에 세워질 아마존의 두 번째 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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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15분 도시 계획’ 개념도. parie en commun
프랑스 파리의 ‘15분 도시 계획’ 개념도.
parie en commun
도심 사무실에 사람들이 덜 모인다면 2000년대 이후의 업무공간 축소지향이 전환될 수 있다는 뜻이다. 개방감을 키우고, 자연친화적이며, 일률적인 공간배치를 배제하는 방식의 사무용 건물이 도심 건축의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기를 건축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미 코로나19 이후 건물 친환경 정도를 인증하는 WELL 인증이 확산될 것이란 전망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본사, 영국 런던의 랜드마크 건물로 모양 때문에 절인 오이를 뜻하는 ‘거킨’이란 별칭을 지닌 30 세인트 메리 엑스, 2025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나선(헬릭스) 모양으로 세워질 아마존의 두 번째 본사 건물 등이 도심 건물의 새로운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유럽에선 자전거와 전동 오토바이, 그리고 걷기 같은 1인용 모빌리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안 이달고 시장은 ‘15분 도시’를 내세우며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자전거로 15분 안에 서점, 학교, 문화시설, 의료시설, 공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분산형·직주근접 도시가 15분 도시의 핵심 내용이다. 코로나19로 낮에는 도심에, 밤에는 근교에 사람이 집중되는 삶이 전염병에 취약한 방식이란 점에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파리와 같은 도시설계에 런던, 미국 디트로이트 등이 합세하고 있다. 이 개념은 또한 서울시장 재보선에서도 새로운 쟁점이 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정지웅 서울시의원 “북아현 3구역의 원활한 추진 위해 건축심의부터 다시 받아야”

서울시의회 정지웅 의원(서대문구1·국민의힘)이 북아현 3구역 재개발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관련법에 따라 건축심의부터 다시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북아현 3구역 재개발에 대한 건축심의 효력이 상실됐기 때문이다. 건축법 제11조 제10항에 따르면 건축심의 결과를 통지받은 날부터 2년 이내에 건축허가를 신청하지 않으면 건축심의는 효력을 상실한다. 조합은 2023년 7월 11일 건축심의 완료를 통지받았다. 조합은 건축심의 완료 이후인 2023년 11월 30일 서대문구에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신청했으나, 서대문구는 올해 5월 20일 조합에 이를 반려 통보했다. 서대문구는 사업시행계획서에 기재된 사업 기간이 총회 결의와 상이한 점을 문제로 봤다. 조합은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가 반려되자 건축심의 유효기간 등 법적 검토를 하지 않고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서대문구청의 반려 결정을 취소하고 인가 처분을 해달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는 최종적으로 서대문구의 반려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정비 업계에 따르면 조합 측은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다시 신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 의원은 현행법상 북아현 3구역 재개발의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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