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친러 반군 지역 주민 대피 시작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당국 “70만명 대피 예정”
DPR 수장 “우크라이나가 우리 영토 침공 계획”
美관리 “러, 세계의 시선 돌리려 민간인 이용”
獨·佛외무 “러 병력 증강 위한 구실 악용 우려”
바이든 “푸틴, 침공 결심… 수일 내 실행 가능성”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의 친러 반군 지역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을 출발해 러시아 로스토프주 네클리놉스키 지역 크라스니데산트 마을에 마련된 난민촌에 도착한 버스에 어린아이를 안은 여성 등 피란민들이 타고 있다. 네클리놉스키 타스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익명의 미 국무부 관리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이 민간인들을 인근 러시아 로스토프주로 대피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에)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전 세계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인간을 졸(pawn)로 이용하는 것은 잔혹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이런 긴장을 유발한 유일한 선동자”라며 “우크라이나 국경에 군대를 배치해 돈바스와 크림 지역 주민들의 권리를 끊임없이 침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루한시크주의 친러 반군 지역인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한 어린이집 앞에 아이들과 어른들이 러시아 로스토프주로 향하는 대피 버스를 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루한시크 타스 연합뉴스
타스·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DPR 정부의 수장인 데니스 푸슐린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곧 정부군에 공격 명령을 내리고 DPR과 LPR의 영토를 침공할 계획”이라며 대피 계획을 전했다. 푸슐린은 인접한 러시아 로스토프 주정부와 합의해 대피 주민인들의 수용 및 숙박을 위한 조치가 준비됐다고 말했다.
DPR 비상상황부는 약 70만명의 주민을 러시아로 대피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푸슐린도 앞서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24 인터뷰에서 수십만명의 주민을 대피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비상상황부 직원들이 러시아 로스토프주 마트비예프쿠르간 국경검문소에 마련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주민들을 위한 난민촌 텐트에 간이침대를 들여놓고 있다. 아빌로우스펜스카 타스 연합뉴스
도네츠크 기숙학교의 고아 등 225명의 어린이를 태운 버스가 러시아로 향한 것으로 시작으로 대피가 시작됐다고 인테르팍스는 전했다. 도네츠크 지역의 주유소에 수백대의 차량이 줄지어 서 있고, 여성·어린이·노약자를 태운 버스들이 줄줄이 이동하는 모습 등도 러시아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친러 분리주의 반군 지역에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주민들을 러시아로 대피시키기 위한 버스들이 대기해 있다. 도네츠크 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심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 관련한 정보를 갖고 있다”며 러시아가 수일 내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만약 러시아가 계획을 감행한다면 그것은 재앙과도 같은 선택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영토의 마지막 한 조각까지 지킬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