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통신 보도 “일상적 정보수집 가능성”
일본 당국이 중국에서 구속된 일본인에게 중국과 북한 관련 정보 수집을 의뢰했을 가능성이 꽤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교도통신은 올해 5월 중국에서 구속된 일본인 남성 2명에게 일본 공안조사청이 중국이나 북한의 정세에 관한 정보를 중국에서 수집해달라고 의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3일 보도했다.
이는 일본 정부 관계자를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파악됐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그간 여러 차례 중국을 방문했으며 공안조사청이 중국의 군사 동향, 중국과 북한의 접경 근처에서 파악되는 북한 움직임, 일본인 납치 피해자나 탈북자에 관한 정보 등의 수집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朝日)신문은 구속된 2명 가운데 아이치(愛知)현에 살던 50대 남성이 체포된 장소가 중국이 군사 거점으로 정비하던 저장(浙江)성 난지(南기<鹿 아래 점 없는 凡>) 열도라는 것이 관계자의 증언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난지 열도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에서 북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곳에 있으며 올해 1월에는 중국이 이 가운데 가장 남쪽에 있는 난지 섬에 군용 헬기장과 격납고 등을 건설하고 있다는 군사전문지 IHS 제인스디펜스위클리(JDW)의 보도가 있었다.
교도통신은 공안조사청 측이 외국을 드나드는 사업가와 친분을 쌓아 정보를 얻어왔으며 교류가 반복됨에 따라 ‘가능하다면 이번에는 이런 것도 보고 오면 좋겠다’고 부탁하는 경우가 있다는 전문가 견해를 전했다.
또 구속된 이들이 연루된 사건이 일상적 정보수집 활동의 연장이며 본격적인 스파이 활동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공안조사청은 이런 의혹에 관해 ‘대답할 입장이 아니다’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중국의 일본인 구속은 중국과 일본 간의 또 다른 갈등 소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중국이 스파이 활동을 단속하는 모호한 법규를 멋대로 운용할 것이 우려되며 구속된 일본인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을 흔드는 외교 카드로 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사설을 3일 실었다.
중국과 일본 정부는 일본인 2명이 올해 5월 중국에서 체포돼 구속돼 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으며 중국은 이들이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중국 법률에 의해’ 구금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관해 일본 정부는 중국에 스파이를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과 별도로 홋카이도(北海道)에 살던 60대 일본인 남성이 올해 6월 중국에서 구속됐다는 보도가 있으나 양국 정부는 사실 관계를 밝히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