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파벌 “우리 사람 등용” 압박…3일 발표 앞두고 절충에 안간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개각을 코앞에 둔 31일에도 막후에서 여전히 집권 자민당 내 주요 파벌들과 팽팽하게 밀고 당기는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오는 3일 개각에서 신선함을 내세워 국민들에게 어필할 ‘새 피’들을 전면에 등장시키려는 아베 총리가 각 파벌의 상반되는 요구 속에서 막후 절충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전과 달리 집권당 내에서조차 아베 총리의 말발이 먹히지 않게 된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개각에서 확 달라진 인선을 통해 20%대로 추락한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집권 5년차 피로증과 각종 추문에서 벗어나 새 출발을 해 보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당내 ‘7대 파벌’의 이해득실 계산 속에서, 국민 마음에 쏙 들 만한 새 면면의 발탁이 만만치 않다. 파벌에 염증을 내고 있는 국민들은 새 인물을 원하지만, 각 파벌들은 세력 확장을 위해 자기 사람들만 내세우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아베 총리의 호소다파 정도만 자숙할 뿐 나머지 파벌들은 “더 많은 우리 사람들을 등용하라”는 공개, 비공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민당의 조타수 격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조차 “개각에서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대기조 60명’의 기대도 있다”고 못을 박았다. 대기조 60명이란 중의원 5선, 참의원 3선 이상을 지낸 입각 가능한 중진 의원들을 일컫는다. 아베 추종파인 그의 이 같은 주문은 당내 주요 계파의 목소리를 전한 것이다. 산케이는 “대기조를 각료에 제대로 기용하지 않으면 당내 불만이 분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평했다.
누카가파 회장인 누카가 후쿠시로 전 재무상도 “(우리 파벌에는) 장관을 맡을 만한 인재가 많다. 총리가 배려해야 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기시다파 회장인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겸 방위상도 지난 27일 계파 모임에서 “걱정 마시라. (개각에서) 배려가 있을 것”이라고 소속 의원들을 다독거리며 아베 총리를 압박했다. 최근 소수파를 합병해 제2파벌로 올라선 아소파도 늘어난 숫자를 배경으로 각료직 분배를 늘려 줄 것을 요구했다.
●벼랑끝 아베, 비판적 인사 기용도 검토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이번 개각을 향후 정치적 입지를 가를 최대 고비라고 보고 있다”면서 “자신에게 비판적인 인사를 파격적으로 등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다 세이코 전 당 총무회장, 나카타니 겐 전 방위상, 이시바 시게루 전 당 간사장 등이 중량감 있는 대상자들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로 기대주인 37세의 고이즈미 신지로 중의원 의원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7-08-0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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