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노인, 전사자 시신 운반으로 생계유지

아프간 노인, 전사자 시신 운반으로 생계유지

입력 2015-01-06 09:50
수정 2015-01-0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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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테러의 공포가 계속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장에서 숨진 사람들의 시신을 운반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 생겨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은 말리크 압둘 하킴(66). 그는 탈레반이 장악한 지역에서 숨진 아프간 군·경이나 정부 중심지에서 죽은 탈레반 대원의 시체를 각자의 가족에게 돌려보내는 일을 한다.

하킴이 이 일을 하게 된 것은 7년 전 자신이 사는 남부 칸다하르의 자르 지역에서 탈레반 지휘관이 사망하면서부터다. 지휘관의 시신을 찾길 원하던 탈레반 대원들에게 당시 적신월사에서 봉사하던 그가 추천됐다.

하킴은 이를 시도해보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는 관련 사항을 요청하려고 지역정부를 찾았다가 지역 경찰 사령관의 질문을 받는다. 사령관은 하킴에게 “왜 당신에게 한 번도 정부 측 시신을 수습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을까”라고 물었다.

지역정부는 결국 탈레반 지휘관의 시신을 내주는 데 동의하면서 탈레반도 똑같이 아프간군.경의 시신을 내주어야만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하킴은 작년 한 해에만 시신 313구를 옮긴 것을 포함해 이후 7년 동안 총 713구의 시신을 운반했다.

그는 “처음 시작할 때는 전쟁이 이렇게 오래가고 이렇게 많은 시신을 옮길 줄 몰랐다”며 “누구도 자신이 이런 끔찍한 직업을 가지리라 생각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킴 역시도 자신의 두 아들을 탈레반 반군 손에 잃었다. 하지만, 신체적·정신적으로 고된 시신 운반 일을 그만둘 생각은 아직 없다.

그는 “신을 위해 이 일을 해왔다”며 “같은 아프간 사람이자 이슬람 교인이기에 정부 측이나 탈레반 반군 측 모두를 형제들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하킴은 “시신을 볼 때마다 다른 시신이 더 생기지 않길 기도한다”며 “아프간에 평화와 안정이 찾아와 일하지 않게 되면 감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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