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독립선언서 ‘신문관 판’은 가짜다”

“3·1독립선언서 ‘신문관 판’은 가짜다”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9-04-09 22:26
수정 2019-04-10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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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선 신문관 판엔 현대적인 단어 써
‘보성사 판’과 비교해 활자도 전혀 달라
33인의 명단은 27일 오후 확정했는데
신문관 판에 명단 적힌 건 정황상 안 맞아
선언서 공약 3장 최남선이 쓴 것 확실
임정 ‘민주공화제’ 표현은 세계서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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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승 한양대 사학과 교수
박찬승 한양대 사학과 교수
국가기록물로 지정된 독립선언서 2종 가운데 하나가 가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만해 한용운이 썼다고도 알려진 독립선언서의 공약 3장 작성자가 최남선이 확실하다는 주장도 함께 나왔다.

박찬승 한양대 사학과 교수는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책 ‘1919’(다산초당)의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독립선언서는 현재 ‘신문관 판’과 ‘보성사 판’ 등 2종이 남아 있다. 둘 다 국가지정기록물이다. 이번에 박 교수가 가짜라고 주장한 것은 최남선이 자신의 출판사 ‘신문관’에서 제작했다고 알려진 ‘신문관 판’이다. 독립선언서는 1919년 2월 27일 밤 인쇄됐다. 최남선이 신문관에서 활판을 짠 뒤 발각을 우려해 이를 최린에게 맡겨 두고, 보성사 대표 이종일에게 “최린의 집에 있는 활판을 가져다 대신 인쇄해 달라”고 부탁한다. 이종일이 이를 보성사로 가져와 인쇄하려 했지만, 활판 위아래가 길어 인쇄할 수 없었다. 이종일은 활판을 다시 짜 인쇄한다. 그런데 이날 저녁 민족대표 명단을 두고 기독교계의 회의가 길어지며 민족대표 2명이 빠지고 4명이 추가되면서 민족대표도 31인에서 33인으로 부랴부랴 바뀐다.

박 교수는 “신문관 판을 보성사에서 인쇄했다면 활자가 같아야 하는데 전혀 다르다. 또 신문관 판에 현대적인 단어가 들어 있고 맞춤법이 수정된 점, 33인의 명단이 27일 오후에 확정됐는데 이보다 앞서 만든 신문관 판에 명단이 적힌 것도 정황상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관련, “해방 이후 다시 조판한 것을 한 행사에서 나눠 준 것이 신문관 판으로 잘못 알려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만해 한용운이 썼다는 주장이 제기된 독립선언서 공약 3장 부분에 대해서도 최린의 경성지방법원 예심 진술을 들어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박 교수는 “한용운이 선언서를 자신이 짓겠다고 주장했지만, 선언서만은 육당(최남선)이 짓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 제안을 거절했다는 것이 당시 최린의 진술 내용”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또 대한민국 임시헌장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함’에 관해 “‘민주공화제´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9-04-1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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