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공연 찾아 전국 누비는 관객들

드림씨어터 제공
최근 개관한 뮤지컬 전용극장 부산 드림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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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공연을 꼭 서울에서만 보는 것은 아니다. 교통의 발달, 지역 공연시장의 확대, 늘어나는 여가시간 등 트렌드에 따라 장거리 이동을 마다하지 않고 지역 공연을 보는 수도권 관객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왕복 4~5시간을 오가며 ‘원정 관람’을 즐기는 대표적인 사례는 뮤지컬 ‘라이온킹’이다. 서울신문이 인터파크티켓에 의뢰해 받은 ‘주요 지역 공연 예매자 분석 현황’을 보면 11일부터 시작하는 ‘라이온킹’ 부산 드림씨어터 공연은 주말의 경우 서울 지역 티켓 예매자가 9일 현재 9.3%로, 경기·인천 관객까지 포함하면 16.1%로 나타났다. 1700여석 규모인 이 극장의 토·일 4회 공연을 보기 위해 서울에서만 600~700명이 부산행 티켓을 예매한 셈이다.
지난해 11~12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있었던 ‘라이온킹’ 공연도 서울 관객(8.1%)를 포함한 주말 수도권 관객이 14.1%로 경북권 관객(15.8%)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서울 관객 유입이 눈에 띄자 ‘라이온킹’ 국내 공연을 주관하는 공연매니지먼트사 클립서비스는 최근 수서고속철도(SRT)와 ‘라이온킹’ 부산공연을 연계한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KTX보다 정차역 수가 적고, 소요시간이 좀더 짧은 점 등 때문에 SRT와의 패키지 상품을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인천경제청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아트센터 인천의 공연 전 로비 모습.
인천경제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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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대관이 일반적인 뮤지컬과 달리 공연 횟수가 1~2회 정도인 클래식 공연도 관객들은 ‘핫’한 아티스트를 보기 위해 거리에 상관없이 지역 공연장을 찾는다.
6월 26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예정된 스타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헝가리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부산 예매 관객이 49.5%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지만, 서울 예매 관객은 18.7%로 나타났다. 같은 조합으로 이틀 뒤인 28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있는 공연의 경우는 대전 관객이 29.4%, 서울 관객은 25.6%로 나타나 4명 중 1명은 서울에서 예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달 2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이 매진되자 금요일 공연인 대전으로 서울 관객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개관한 아트센터 인천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위치해 접근성이 높지 않지만 서울 주요 공연장보다 음향이 낫다는 입소문이 나며 서울 관객들의 차선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있었던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리사이틀은 인천과 서울 관객이 각각 29.3%와 36%로 나타나 평일인 화요일이었음에도 오히려 서울 관객이 더 많았다.
남창임 인터파크 홍보팀 차장은 “인기 뮤지컬 공연은 해당 공연장이 있는 도시의 관람객 비중이 50% 안팎 수준인데 비해 인접한 광역시나 서울·경기 등 다른 도시에 거주하는 관람객의 비중이 대체로 높게 나타났다”면서 “특히 공연 횟수가 1회뿐인 유명 클래식 연주자의 공연은 서울·경기 지역 관객들이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지역으로 내려가는 현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9-04-1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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