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랑하고 만들고 사라진 영원한 출판인

책을 사랑하고 만들고 사라진 영원한 출판인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17-01-22 22:44
수정 2017-01-23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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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외길… ‘한국 출판계 거목’ 박맹호 민음사 회장 별세

한국 출판계의 거목인 박맹호 민음사 회장이 22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84세.

1933년 충북 보은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1966년 서울 청진동 옥탑방 한 칸에서 ‘올곧은 백성의 소리를 담는다’는 뜻을 담은 민음사를 연 ‘출판 1세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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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맹호 민음사 회장
박맹호 민음사 회장
그가 1973년 처음 펴낸 ‘세계시인선’은 원문 번역을 시도하고 최초의 가로쓰기를 도입했다. 고인이 개발한 ‘국판 30절’ 판형은 국내 시집의 표준형으로 자리잡았다. 1974년에는 ‘오늘의 시인 총서’를 펴내 김수영, 김춘수, 고은, 박재삼, 황동규를 소개하며 시의 대중화에 기여했고, 1981년에는 ‘김수영 문학상’을 제정했다.

1976년 계간 문학지 ‘세계의 문학’을 창간한 데 이어 이듬해 소설가 한수산을 제1회로 수상자로 제정한 ‘오늘의 작가상’을 통해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수상작을 단행본으로 펴내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이 상은 신인 작가들의 산실로 통하며 이문열, 한수산, 조성기, 최승호 등 우리 문학의 굵직한 인물들을 키워낸 자양분이 됐다.

고인은 문학뿐 아니라 문예이론 사상과 학술 출판에도 관심을 기울여 기초 학문의 발전에 이바지했다. 1977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발간했던 ‘이데아 총서’를 통해 발터 베냐민의 문예이론 등을 국내에 소개했다.

1983년부터 16년 동안 발간된 ‘대우학술총서’는 페르디낭 드 소쉬르의 ‘일반 언어학’부터 에드워드 윌슨의 ‘사회생물학’까지 424권에 달한다. 1994년 자신이 태어난 마을 이름을 딴 비룡소를 만들고 1996년 황금가지, 1997년 사이언스북스 등 자회사를 차례로 설립하며 민음사를 8개의 브랜드를 가진 대형 출판그룹으로 키웠다.

고인은 2005년 1월 아들 근섭씨에게 민음사 대표 자리를 물려주고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고인은 한국단행본출판협의회 대표를 역임했고 2005년 45대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으로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한국 주빈국 행사 등을 치러냈다. 출판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2년 국무총리 표창, 1985년 대통령 표창, 1995년 화관문화훈장, 2006년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2001년 서울대에 민음 인문학 기금 3억원을 기부한 데 이어 2008년에도 서울대에 인문학 강좌 기금으로 2억원을 기부했다.

윤철호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은 “고인은 한평생 오직 한길, ‘책을 사랑하고 만들고 사라져 간’ 영원한 출판인이었다”며 “평생을 책이 사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온 출판문화의 개척자였다”고 추모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위은숙씨와 상희(비룡소 대표이사), 근섭(민음사 대표이사), 상준(사이언스북스 대표이사)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 24일 오전 6시. (02)2072-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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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7-01-2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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