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vs 비경찰대’ 암투설에 술렁이는 경찰

‘경찰대 vs 비경찰대’ 암투설에 술렁이는 경찰

입력 2010-08-16 00:00
수정 2010-08-1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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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조직 내부에서 한 ‘노무현 차명계좌’ 등의 발언이 동영상과 함께 잇따라 공개되면서 파문으로 이어지자 경찰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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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 연합뉴스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
연합뉴스
 지난해 초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사퇴하고 불과 1년 반 만에 다시 청장 후보자가 벼랑 끝에 몰린 데다 공개된 동영상이 ’후보자 낙마‘를 목적으로 내부에서 유출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경찰 전체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초 어청수 경찰청장 후임으로 경찰 총수에 내정된 김석기 전 서울청장은 용산참사 현장에 특공대 투입을 결정한 책임을 지고 청문회 전 사퇴했다.경찰청장 내정자가 특정 사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조현오 내정자는 자신의 논란성 발언이 잇따라 알려진 것이어서 김 전 청장 때와는 성격이 다르지만,야당의 사퇴 요구 등 정치권의 압박은 용산참사 때와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런 파장을 몰고온 조 내정자의 발언이 경찰 내부의 제보를 통해 공개됐을 개연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경찰 조직을 뒤숭숭하게 만들고 있다.

 경찰 수뇌부 교체기마다 비리 폭로나 의혹 제기 등이 난무하긴 했지만 동영상이란 구체적 물증과 함께 언론을 통해 내부 문제가 공개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30년 가까이 경찰관으로 몸을 담은 한 간부 직원은 “예전에도 후보들 사이에 서로 음해하는 일들이 왕왕 있었지만 내부 감찰에 흘리거나 청와대 등 윗선에 찔러넣는 정도였는데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더구나 문제의 동영상은 서울경찰청이 직접 촬영한 게 아니고 기동단 내부에서 교육용으로 찍어 일부에만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때문에 서울경찰청도 문제의 동영상을 확보하느라 애를 먹었다.

 한 경찰관은 “스스로 청문회를 하는 조직이라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다시 경찰 전체가 욕을 먹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경찰 내부에서는 ’궁중 암투‘를 다룬 듯한 한편의 사극을 보는 듯하다는 자조 섞인 푸념도 들린다.

 그동안 조 내정자는 일주일에 2~3차례 내부 강연,워크숍을 했는데 3월 말에 있었던 강연 내용이 그가 청장 후보자로 결정된 직후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발언에 문제점을 느꼈다면 바로 공개해도 됐을 텐데 5개월 동안 동영상을 갖고 있다가 청장 후보자가 결정되고 난 뒤 공개됐다는 점 때문에 내부에서는 공개 의도를 두고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기류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가 경찰대 출신과 비경찰대 출신의 힘겨루기라는 경찰의 고질적인 내부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다.외무고시 출신인 조 내정자를 낙마시키기 위해 경찰대 출신이 일을 꾸몄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이러한 의혹은 최근 경찰대 1기생인 서울 강북서장이 외무고시 출신인 조 내정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항명 파동‘을 일으켰을 때도 제기된 바 있어 이번 일로 증폭되는 상황이다.

 서울 시내 경찰서의 한 간부는 “경대생을 경찰청장 만들려 그런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며 “조 내정자가 지난 정권에서 별(경무관)을 단 사람인데 현 정권에 충성심을 보이려 그런 말을 한 것이라는 등 각종 설이 나오고 있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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