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천안함’ 충돌
5일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가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 간 충돌로 파행을 빚었다.올해 처음 국방위원으로 참석한 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러시아 조사단이 조사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자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이 정 의원의 발언을 비난하면서 여야 의원들 간 충돌이 시작됐다. 정 의원은 “지난 9월13일 천안함 종합보고서가 발표됐지만 국민들이 의구심과 의혹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한 뒤 “러시아 해군 전문가 4명도 지난 6월에 조사하고 갔으나 조사결과가 공표되지 않고 있는데, 러시아에 공개를 요구했거나 앞으로 요구할 계획이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김 장관은 “최근 러시아 참모장을 만났을 때 이것(조사결과)을 명확히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 답변을 명확하게 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정 의원은 이어 “우리 정부의 조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러시아 조사결과에) 들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며 “이런 의혹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김 의원은 “민주당 신학용 의원이 천안함 침몰 원인을 (북한으로) 시사하는 취지의 발언을 듣고 천안함 국론분열이 없어지고 더 이상 침몰 관련 의혹 제기는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정 의원이 러시아 보고서를 이야기하면서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 아닌 것처럼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국민을 혼란에 빠트리고 진실을 호도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의 비판에 민주당 의원들은 당 대표까지 한 의원의 발언에 토를 달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면서 김 의원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신 의원은 “동료 의원의 말에 토 달지 말아라. 상대방 의원의 이야기를 나름대로 해석하고 발표하냐. 사과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김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자 원유철 국방위 위원장이 “조금 있다가 정회하고 나서 여야 간사가 이 문제를 논의하자.”면서 오후 4시30분쯤 합참에 대한 비공개 감사로 넘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김 의원에게 계속 공개 사과를 강하게 요구하고 김 의원이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아 결국 합참에 대한 비공개 감사는 이뤄지지 않은 채 이날 국감은 종료됐다. 당초 국방위는 4일부터 이틀 간의 일정으로 국방부와 합참 감사를 실시한 뒤 7일 방위사업청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2010-10-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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