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천 땐 후폭풍 가능성 농후..친이계 반발 불보듯
새누리당이 이번 주부터 공천 면접을 시작하면서 친이(친이명박)계를 상징하는 거물급 인사들의 공천 여부가 주목된다.지난 18대 공천 당시 ‘친박 학살 공천’을 반추하면 이번에는 정반대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친이계 내에 엄존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비대위원이 ‘MB(이명박) 정부 실세 용퇴론’을 수차례 언급하면서 친이계는 우려를 벗어나 “친박계 중심의 주류가 친이계를 고의로 배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갖게 됐다.
따라서 친이계 핵심인 이재오 의원과 잠재적 대권주자인 정몽준 전 대표,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나경원 전 의원이 공천장을 받느냐 여부에 따라 거센 후폭풍이 불어닥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의원의 공천 여부가 가장 큰 관심을 끄는 ‘핫 이슈’다. 이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이 현 정부와의 차별화가 불가피하다는 당 주류의 상황 인식과 어떻게 맞물려 돌아갈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 중앙일간지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재오’라는 화두를 던졌다.
지난 7~10일 선거구별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p)에서 이 의원은 은평을 지역구에서 34.0% 지지율로 민주통합당 김성호 지역위원장(20.5%)을 제쳤다.
이는 당장 공천위에 ‘고민’이 될 걸로 보인다. 이 같은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이 낙천된다면 ‘친이계 배제’라는 의구심이 현실화됐다며 친이계가 들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 지지율이 잘나온게 오히려 다행이다. 결과가 좋지 않았으면 낙천 주장이 강해질 수 있고 그러면 곤란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친이계의 상징적 존재인 이 의원이 ‘생존’할 경우, 다른 친이계 인사들이 낙천되더라도 반발이 덜할 것이라는 ‘셈법’을 하는 이들도 있다.
나 전 의원의 공천 여부도 관심사다. 나 전 의원은 박성범 전 한나라당 의원의 부인인 신은경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과 경쟁한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악재에도 불구하고 46.4%를 득표한 나 전 의원이 객관적으로 앞선다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일부 비대위원이 언급한 서울시장 보선 패배라는 멍에가 공천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건이다.
나 전 의원은 자신의 출마에 대한 일부 비대위원의 부정적 언급과 신 전 대변인의 출마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의 한 지인은 “서울시장 선거에 아무도 나서지 않을때 나 전 의원이 희생한 건데 낙선했다고 공천에서 배제한다면 신의가 없는 당이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친이계들이 집단 반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몽준 전 대표의 경우, 지역구(동작을) 내부 경쟁은 심하지 않다. 다만 이 여론조사에서 36.2%의 지지율로 민주통합당 이계안 전 의원(36.4%)과 오차 범위 내 초박빙 접전을 벌인 점이 부담이라면 부담이다.
물론 정 전 대표측은 지역 언론이나 자체 여론조사에 따르면 상대 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다면서 자신감을 피력하지만, 중앙 언론을 통해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가 공천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창당한 국민생각(대표 박세일) 인사들 사이에서 정 전 대표의 이름이 자꾸 흘러나오는 것을 주의깊게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