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죽음 선택했다는 불명예 씻어주고 싶었다”

“스스로 죽음 선택했다는 불명예 씻어주고 싶었다”

입력 2012-06-19 00:00
수정 2012-06-19 00:4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13년만의 희망’ 軍자살자 어머니

“자식을 13년 동안 차디찬 영안실 냉동고에 넣어 놓은 부모 마음이 오죽하겠습니까. 쌓인 한이 조금이나마 풀려 다행입니다.”

대법원이 18일 “가혹 행위로 인한 군 자살자도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하자 아들의 한을 풀기 위해 애썼던 어머니 엄명숙(59)씨는 “이제야 희망을 안고 살 수 있을 것 같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1999년 엄씨는 군에 갔던 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 후 2년 동안 국방부와 부대를 상대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공허한 외침일 뿐이었다. 엄씨는 아들이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불명예를 씻어주기 위해 국가유공자 자격을 신청했다. 역시 자살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엄씨는 소송을 제기, 항소심을 거쳐 대법원까지 오게 됐다.

엄씨는 아직 아들의 장례를 치르지 못했다. 불명예를 지운 채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서다.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일은 이것밖에 없다.”고 했다. 엄씨는 “다음 재판에서 아들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으면 편하게 보내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2012-06-19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