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서 배척당할 때에도 朴 신뢰 불변..새 정부서도 중용될 듯
새누리당 진 영 의원의 인수위 부위원장 임명으로 재확인된 박근혜 당선인과 진 의원의 신뢰 관계가 정가의 화제다.27일 인수위 1차 인선에서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진 의원은 인수위의 실무 총책이나 다름없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의 인선이 헌법적 가치와 소외세력 배려라는 상징성에 무게가 실렸다면 진 부위원장은 인수위의 실무를 이끌고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당선인이 진 부위원장에게 가진 신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진 부위원장은 지난 2004년 박 당선인이 한나라당 대표일 때 비서실장이었다.
입이 무거워 ‘자물쇠’로 불리면서, 보안을 강조하는 박 당선인이 신뢰할만한 스타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진 부위원장은 박 당선인이 2007년 한나라당 대선경선에 나섰을 때 캠프에 참여하지 않았다. 현역 의원의 캠프 참여는 맞지 않다는 생각에서 캠프 밖에서 지지활동을 벌였다.
당시 경쟁자인 이명박 후보가 진 부위원장을 끌어오기 위해 노력했지만, 진 부위원장은 의리를 내세우며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신에 대해 누구보다 강한 거부감을 가진 박 당선인에게 더욱 깊은 신뢰감을 준 계기였던 셈이다.
그러나 진 부위원장은 경선 패배 후 친박(친박근혜) 인사들로부터 ‘무늬만 친박’이라는 등의 집중 비난을 받았고 2010년초 결국 친박 울타리에서 벗어나겠다며 ‘탈박’을 선언했다.
당시 진 부위원장은 박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도저히 친박을 못하겠다”며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그는 주변 인사들에게 박 당선인을 지지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후에도 박 당선인은 중요 사안마다 진 부위원장의 의견을 듣거나, 주요 인사와의 회동 때 배석토록 하는 등 변함없는 신뢰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친이계의 한 핵심 의원이 “진 의원은 친박 내에서는 아무도 친박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박근혜 전 대표는 친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냐”라고 언급할 정도였다.
지난 5월 이한구 의원과 러닝메이트로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박 당선인은 선거 전날 진 부위원장의 지역구인 서울 용산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박심’이 진 부위원장에 있다는 해석 속에 그는 정책위의장에 당선됐다.
이후 그는 정책위의장으로서 박 당선인의 총선공약을 입법화하고 정책으로 연결하는 일에 매진했다. 박 당선인은 더 나아가 그를 대선공약을 총괄하는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인선했고, 대선 국면 막판에는 TV토론 총괄팀장까지 맡겼다.
‘복박(復朴)’에서 더 나아가 박 당선인의 신뢰가 실리면서 그는 일찌감치 인수위 핵심 직책에 기용될 것으로 점쳐졌고, 결국 인수위의 실무를 총괄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진 부위원장이 앞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요직을 맡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박 당선인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박 당선인은 진 부위원장을 굉장히 아끼고 진 부위원장은 충심으로 자신이 보좌하는 사람을 생각한다”면서 “이런 관계를 감안하면 앞으로 박 당선인이 진 부위원장을 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