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당 내 ‘장성택 그림자’ 지우기 본격화

北 노동당 내 ‘장성택 그림자’ 지우기 본격화

입력 2014-04-13 00:00
수정 2014-04-1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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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張 계열’ 문경덕·리영수 낙마…김수길·리일환 등 중용’김경희 부서’도 손질…오수용 부상 눈길

북한이 노동당에서도 본격적인 ‘장성택 물빼기’ 작업에 들어간 모양새다.

제13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를 기점으로 이른바 장성택 사람으로 알려진 노동당 고위 인사들의 낙마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우선 지난 1월 7일 이후 공식활동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숙청설이 나왔던 문경덕 전 평양시 당 책임비서가 김수길 전 군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으로 교체됐다.

문경덕은 장성택이 1988년에 당 청년사업부장에 오른 이후 그 밑에서 청년동맹 간부로 활동하며 인연을 키웠고 2000년대 후반에도 당 행정부에서 함께 일했다. 특히 2002년 10월 경제시찰단원으로 장성택과 함께 남한을 다녀가기도 했다.

문경덕에 이어 리영수 당 근로단체부장도 교체됐다.

리 전 부장은 1978년 사로청(청년동맹 전신)의 수장자리에 올라 8년간 재임하면서 당 청년사업부에서 일하던 장성택과 호흡을 맞췄다. 2000년대 후반에는 당 행정부에서 장성택을 보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행정부 관련 인사들뿐만 아니라 경제관련 부서들의 변화도 감지되고 있어 장성택의 부인 김경희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경희 밑에서 당 경공업부장을 하던 백계룡이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되지 못했고, 오수용 함경북도 당 책임비서가 중앙무대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오수용은 북한 매체가 호명한 이번 최고인민회의 참석 고위간부 명단에서 곽범기 당비서와 로두철 부총리 사이에 언급됐고 부총리 4인에도 속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노동당 비서로 승진했을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금속기계공업성 부상과 전자공업상, 내각 부총리를 지낸 경제통인 오수용은 이번에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그동안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장은 주로 노동당 재정계획 담당 비서가 겸임해왔던 만큼 오수용이 전임 곽범기 자리로 가고 곽범기는 다른 업무를 맡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곽범기가 김경희 대신 당 경공업비서로 임명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러한 노동당의 인사 조치는 지난 8일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는 이 회의에서 ‘조직문제’(인사)가 취급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작년 12월 장성택을 국가내란음모죄로 처형하면서도 국내외 여론을 고려해 장성택 계열 고위간부 인사에 크게 손을 대지 않았다. 그 후 여파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장성택의 그림자를 지우는 것으로 관측된다.

장성택 계열 인사들의 잇따른 낙마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친정체제 구축과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리일환 전 평양시당 비서가 당 중앙위 부장에 임명된 데는 김정은 제1위원장과 친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리 부장은 1998년부터 2001년까지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제1비서를 지내면서 당시 김 제1위원장의 모친인 고영희에 대한 ‘어머님’ 우상화 작업에 앞장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층 출신 탈북자는 “리일환의 당 부장 임명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자기 사람 챙기기로 봐야 할 것”이라며 “고영희 우상화를 계기로 맺은 김 제1위원장과 인연이 결정적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79세 고령인 리수용이 북한 외교수장에 오른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1988년부터 스위스 대사로 활동한 리수용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전 기간을 뒷바라지했고 이후에도 김정일 일가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등 끈끈한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수길이 북한 권부에서 핵심 중 하나인 평양시 당 책임비서에 오른 것은 최룡해 총정치국장의 영향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김수길은 작년 5월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할 때 수행하면서 실세로 급부상한 인물이다. 이후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수행도 빈번해지고 각종 공식행사에도 적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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