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초중고 교과서, 원자력 홍보에 이용”

유은혜 “초중고 교과서, 원자력 홍보에 이용”

입력 2014-10-26 00:00
수정 2014-10-2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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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문화재단의 교과서 수정·보완 요구 20% 수용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초·중·고교용 교과서 일부 내용이 원자력 홍보에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의원에 따르면 원자력홍보를 주요사업으로 하는 원자력문화재단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교과서 수정·보완을 요구한 1천143건 중 20%(231건)가 수용된 걸로 나타났다.

재단 측이 요구한 내용의 상당수는 원자력이 친환경 에너지이며 원전이 효율적이고 안전하다는 주장으로, 사회·경제·물리·환경 등 전반적인 과목에서 수정이 이뤄졌다.

예를 들어, 개정 전의 교학사 고3 물리Ⅱ 교재에는 원자로 속의 중수로에 물이 차 있는 사진 설명으로 “중수로는 어떻게 이용되느냐에 따라 우리에게 이로울 수도 있고 해로울 수도 있다”라고 기재됐으나 개정 후엔 해당 설명이 삭제됐다.

교학사 고2 화학Ⅰ 교재에서 개정 전 “오염 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고 기록된 부분은 “오염 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높이고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고 바뀌었다.

독일의 환경도시인 프라이부르크를 소개한 미래엔컬쳐의 고1 과학 교재에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추진될 때 시민이 강력히 반대하였고”에서 “인근 포도 재배 농가들이 강력히 반대하였고”로 수정해 원전 건설 반대를 자칫 지역 이기주의로 오해할 수 있게 기술했다.

비상교육의 중1 사회 교재는 “프라이부르크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산업화로 인한 환경문제를 겪었다”라는 설명을 “프라이부르크는 산업화로 인한 환경 문제를 겪었다”로 바꾸며 원전 건설 부분을 생략했다.

고2∼3 지학사 경제지리 교과서는 한국 경제발전의 대표주자를 소개하면서 과거엔 조선 공업을 예로 들었지만 개정 후엔 UAE 원전 프로젝트를 소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은 “이런 사례들 말고도 교과서 총 16곳에서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학생들에게 균형잡힌 시각을 제공해야 할 교과서가 원전에 대해 일방적이고 막연한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활용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단체의 입장이나 이해관계가 교과서의 수정 보완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교육부는 관련 절차를 보다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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