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25일 자신의 당 정체성 발언과 관련, “이해 못할 말을 했느냐. 어제 말씀드린 그대로”라고 잘라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을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문 대표는 전날 공천배제된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 출마한 손혜원 홍보위원장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 “우리 당에 정체성 논쟁이 있다. 저는 관념적이고 부질없는 논쟁이라고 생각한다”며 “확장을 위해 진보, 민주화 운동세력, 시민운동세력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한쪽 면만 본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의 발언은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비례대표 선정 파동 끝에 당무에 복귀하면서 “일부 세력의 정체성 논쟁을 해결하지 않으면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이 요원하다”며 ‘탈(脫) 운동권·이념정당’을 강조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두 사람의 시각차가 다시한번 노출됐다는 해석이 당 안팎에서 나왔다. 물론, ‘전략적 제휴관계’인 김 대표와 문 전 대표가 각각 외연 확장과 지지층 표심을 나눠 맡는 등 역할 분담을 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문 전 대표는 ‘김 대표는 당의 정체성을 고쳐보겠다고 말했는데…’라고 질문을 하려 하자 “제가 어제 말씀드린 대로 그대로 보십시오. 해석 요구하시지 말고…”라며 “제가 이해 못할 말을 한 게 아닌데…”라고 말했다. ‘정체성 자체에 대해 김 대표와 이견이 있는 것이냐’는 이어진 물음에도 굳은 표정으로 “어제저녁 말을 그대로 보도해주십시오”라고 답변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원주로 이동, 4·13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에 대한 지원활동을 벌였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