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째 공전한 20대 국회, 與 ‘의장 양보’로 닫힌 문 여나

열흘째 공전한 20대 국회, 與 ‘의장 양보’로 닫힌 문 여나

입력 2016-06-08 13:22
수정 2016-06-08 13:2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현역 최다선 서청원 “의장 출마 안해”…정진석 “야당에 양보”

임기 개시 열흘간 공회전을 거듭해온 제20대 국회의 원(院) 구성 협상이 8일 중대 고비를 넘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미지 확대
텅 빈 20대 국회
텅 빈 20대 국회 국회 개원 법정 시한 마지막 날인 지난 7일 제20대 국회 본회의장이 텅 빈 채로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원 구성의 ‘첫 단추’인 국회의장 선출과 관련,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의장직 사수’ 방침을 접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의장직을 양보하겠다고 전격 선언한 것이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국회 원 구성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저희 당은 의장직을 야당에 양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은 중요한 전기를 맞았고, 빨리 민생을 돌보는 일에 국회가 착수했으면 좋겠다는 국민의 바람을 성심을 다해서 부응하기 위해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의장직을 놓고 더민주와 무한 대치해 원 구성을 차일피일 늦추는 건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발표는 새누리당 서청원(8선) 의원이 의장직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여야를 통틀어 현역 최다선인 서 의원은 새누리당의 유력한 의장 후보로 꼽혀 왔다.

서 의원은 정 원내대표의 기자간담회에 앞서 국회 ‘국가미래전략포럼’ 축사에서 돌연 “새누리당은 크게 미래를 보면서 야당에서 의장을 달라고 하면 줘버려야 한다”며 “나는 (의장직에) 출마 안 한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여야 3당의 원 구성 협상은 새 국면을 맞았다.

정 원내대표의 의장직 양보 방침이 의원총회에서 추인될 경우 교착 상태에 빠졌던 여야 협상이 극적으로 물꼬를 트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애초 여야 협상에서 의장직과 ‘패키지’로 묶였던 운영·법제사법·정무·기획재정·예산결산 등 핵심 상임위원장의 여야 배분 문제는 여전히 난제다.

여야 의석수를 토대로 한 상임위원장직 배분 원칙에 따라 새누리당 몫의 상임위원장은 19대 국회 10개에서 이번엔 8개로 줄어들고,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각각 8개와 2개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맡는다는데 대해 여야가 사실상 합의한 상태다.

정 원내대표는 “법사·운영위원장은 의장을 맡지 않는 여당이 맡는 걸로 (여야 3당의) 의견이 조율된 상태”라며 “나머지는 대화를 좀 더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결·기재·정무 등 경제 관련 상임위원장 중 하나를 야당에 내어 주겠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은 의장직 고수 방침이 ‘청와대 개입’에 따른 것이라던 야당의 주장이 의장직 전격 양보로 뒤집힌 만큼, 상임위원장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당 역시 박지원 원내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운영위는 처음부터 남겨서 여당에 주기로 했고, 법사위는 의장과 반대당에서 하는 게 관례여서 그렇게 해야 하는 거 아니겠느냐”며 새누리당이 의장직 양보의 ‘반대급부’로 요구한 운영·법사위원장 확보에 힘을 실었다.

다만 더민주는 이재정 원내대변인이 나서 “늦었지만 총선 민의 수용하는 태도를 환영한다”고 언급했을 뿐,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새누리당의 양보로 더민주가 의장직을 확보할 가능성은 커졌지만, 더민주 입장에선 당내 ‘교통정리’가 남았다.

문희상·이석현·정세균(이상 6선)·박병석·원혜영(이상 5선) 등 5명의 5∼6선 의원들이 후보로 난립한 상황을 정리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