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사퇴·정진석 사과 요구하는 소장파…한발 물러선 중진
새누리당의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의 내부 기류가 심상치 않다.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 탈당파 일괄 복당 결정을 놓고 친박과 비박(비박근혜)계가 또다시 대치 국면을 조성한 가운데, 친박계 내부에서도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어서다.
친박계 초·재선 소장파 의원들은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해 복당한 정진석 원내대표와 유승민 의원의 공식 사과, 권성동 사무총장의 경질을 촉구할 계획이다.
그러나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을 비롯한 친박 중진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어 소장파 의원들의 반발이 기대만큼 동력을 얻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서 의원은 이날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 사무총장의 경질 문제에 대해 “개입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 의원은 비대위의 복당 결정 다음날인 지난 17일 “여론 수렴 과정이 미흡한 것에 대해선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비대위의 탈당파 복당 결정을 따라야 한다”며 수용을 촉구하기도 했다.
게다가 일부 회동 참석 예정자들 사이에서도 이미 ‘수위 조절’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모임 자체가 성사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회동에서 수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 자칫 친박계가 오히려 당의 쇄신작업에 발목을 잡는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한 친박계 4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쨌든 비대위의 복당 결정은 그 자체를 취소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인제 와서 다른 비대위를 출범시키거나 정 원내대표를 어떻게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친박계 의원은 “중요한 국면에서 서청원 의원이 결이 다른 메시지를 내며 상황이 난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친박계 내부의 ‘엇박자’는 4·13 총선 이후로 계속 감지되고 있다.
총선 직후 친박계가 원유철 당시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주도적으로 추대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이학재 의원과 현 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주광덕 의원이 친(親)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세연 의원 등과 합세해 ‘원유철 비대위원장 체제’에 반기를 든 것이 신호탄이었다.
이후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 핵심인 유기준 의원이 낙선하고, 당내 국회부의장 선거에서도 비박(비박근혜)계 심재철 의원이 당선되는 등 각종 당직 선거에서 친박이 힘을 쓰지 못하며 구심점 역할의 인물을 세우지 못하는 것도 친박계 분열에 한몫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