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떠나는 김종인, 비문결집 기폭제 될까…후폭풍 예고

민주당 떠나는 김종인, 비문결집 기폭제 될까…후폭풍 예고

입력 2017-03-07 13:48
수정 2017-03-0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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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文연대 형성조짐·개헌파 들썩…지도부 ‘비상’·동반탈당설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7일 탈당을 공식화하면서 당내 역학구도가 출렁거리는 등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의 탈당결행이 비문(비문재인) 진영 인사들이나 개헌파 의원들이 ‘비문연대’로 집결할 기폭제가 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당내 계파 간 대립구도가 다시 첨예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때마침 김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인 박영선 의원이 이날 의원멘토단장직을 수락,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에 합류하는 등 경선 과정에서 ‘문 대 비문’ 구도가 강화되는 국면이다.

경선구도에서도 ‘대세론’을 굳히려던 문재인 전 대표의 경우 본인이 영입한 김 전 대표가 자신과 결별한 채 결국 당을 떠나게 되면서 일정 부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른 주자들 역시 최근 비문진영 의원들이 안희정 충남지사 쪽으로 몰려드는 가운데 김 전 대표의 탈당이 맞물리면서 경선 레이스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전 대표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탈당하겠다”면서 당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당내는 순식간에 벌집을 쑤신 것처럼 어수선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당 지도부부터 비상이 걸렸다.

안규백 사무총장은 국회 의원회관 김 전 대표의 방을 찾아와 잔류를 설득하기도 했다.

안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당을 보살펴 달라는 말씀을 드렸고, 탈당도 만류했다”며 “당이 어려울 때 대표로서 지난 총선을 지휘했고, 당의 어른이기도 하시기 때문에 남아달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이제 와서 다른 말씀을 드릴 수 있겠나. 저희가 잘못 모신 책임”이라고 했다.

대선주자들도 다급한 반응을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김 전 대표가 당 밖으로 나가 제3지대를 형성하고 ‘빅텐트’를 모색한다면 이제까지 민주당 주자들이 주도해 온 대선 판세에도 변수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전 대표의 경우 자신이 어렵게 영입해 총선 승리를 지휘했던 김 전 대표를 이렇게 내보낼 경우 당 안팎의 비판이 제기되며 상처를 입으리라는 관측도 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난주부터 김 전 대표를 어떻게 만류할 수 있을지 김 전 대표의 측근들과 꾸준히 의논했다”며 “그럼에도 김 전 대표가 마음을 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법만 있다면 어떻게든 해보겠는데, 방법이 없지 않나”라며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 경선캠프의 이용섭 비상경제대책단장도 이날 김 전 대표를 찾아와 만류했지만 설득은 되지 않았다.

이 단장은 기자들과 만나 “정권교체를 위해, 경제민주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분이 김 전 대표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에 계시면서 오랫동안 소망한 경제민주화를 이루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 경선캠프의 김병욱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분열은 국민 모두의 아픔 될 것”이라며 “우리는 김 전 대표의 지적을 엄중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탈당을 온 마음으로 만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대편에서는 당내 주류 진영이나 문 전 대표 측에서는 당혹스러울 수 있지만, 비주류 진영으로서는 이번 탈당 사태가 ‘문재인 대세론’으로 굳어져 가던 판세에 변화를 가져올 하나의 계기로 작용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김 전 대표가 당의 틀에 갇히지 않고서 개헌론을 강력하게 추진할 경우, 그동안 당내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개헌파 의원들이 결집하면서 개헌론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나아가 김 전 대표가 당 밖에서 제3지대 진지를 구축한다면 당내 원심력이 강해지면서 단숨에 비문 인사들의 존재감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김 전 대표의 탈당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당내의 시선은 이언주 의원이나 최명길 의원 등 측근 의원들의 동반 탈당 여부에 쏠리고 있다.

여기에 당내 대선주자들은 김 전 대표가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에 따라 민주당 경선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탈당을 공식화하면서도 “당내 경선에서 형평성이 보장돼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문 전 대표와 친문진영을 겨냥했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이후 어떤 어젠다를 들고나올지, 또 당내 주자들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경선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며 “안 지사나 이 시장의 입장에서는 ‘문재인 대세론’에 변수가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의 행보를 두고 “제가 먼저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그분은 대연정같은 큰 그림을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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