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리수용·리용호, 1∼4차 방중 모두 동행…과학담당 박태성도 눈길
새해 벽두 이뤄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네 번째 방중 수행원은 김 위원장의 대외전략 핵심참모 중심으로 비교적 단출하게 꾸려졌다.중국으로 출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7~10일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중국을 방문한다고 조선중앙방송이 8일 보도했다. 2019.1.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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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3인은 지난해 세 차례 북중정상회담을 모두 수행하고 6·12 북미정상회담에도 배석한 인물이다.
이번 4차 방중에도 어김없이 동행, 현재 북한의 대외관계를 이끄는 최고 실세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것이다.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복심’이자 미국, 한국과 핵심 대화 파트너로서 지난 한 해 북한의 대외전략 전환을 주도했다. 미국에서 김영철 부장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김영철’ 라인은 여전히 북미관계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리수용은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으로서 중국과 전통적 ‘당 대 당’ 외교를 총괄하고 있다. 리용호 외무상은 아직 북미관계 전면에 나서지는 않고 있지만 북한 외무성의 대표적 ‘미국통’이자 핵문제 관련 핵심 전략가로 꼽힌다.
노광철 인민무력상도 3차 방중에 이어 이번에도 수행원에 포함됐다. 그는 북한군의 대외업무를 담당하는 인민무력성을 이끌고 있고 작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를 골자로 하는 군사합의서에 서명했다.
북한이 이처럼 대미·대남관계 및 군사 분야의 핵심인사 위주로 수행원단을 구성한 것은, 대외관계에 초점을 맞춘 북중간 전략적 협력 논의가 이번 방중의 핵심이슈임을 보여준다.
이런 수행원 구성은 김영철·리수용·리용호 3인에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동행했던 지난해 5월 다롄(大連) 방문(2차 방중) 때와도 일견 닮았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최룡해 당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부장, 박봉주 내각 총리는 3차 방중 때는 동행했지만 2차 방중 때와 이번에는 빠졌다.
다롄 방문이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처럼, 이번에도 북미가 2차 북미정상회담 논의를 본격화하는 시점인 만큼 대미관계와 핵 협상을 중국과 사전에 조율하기 위한 ‘실무형’ 방중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사실상 중국이 참여하는 평화체제 다자협상을 공식 제안한 상황이어서, 향후 한반도 안보 논의구조를 둘러싼 협상의 방향성 등을 북중 최고지도자가 긴밀히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수행원단 규모가 예상외로 크지 않은 것을 봤을 때 (이번 방중이)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의제가 아주 폭넓지 않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반도의 긴장 완화 논의와 관련해 군 인사인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역할을 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노 인민무력상의 동행과 관련해서는 “군사적인 문제는 북중 간이라기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남북군사합의와 관련되지 않았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의 핵심 성장전략인 과학·교육을 책임지고 있으며, 김 위원장의 측근으로도 분류되는 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이 동행한 것도 눈길을 끈다.
3차 방중을 수행했던 박 부위원장은 지난해 5월 노동당 ‘친선 참관단’을 이끌고 중국을 둘러보기도 했는데 이번에도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모색하는 데 중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의 경우 2차 방중을 제외하고 1·3·4차에 모두 동행하면서 ‘퍼스트레이디’로서 확고한 외교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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