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 출범 물건너간 공수처
28일 공수처장 후보 2명 의결해도대통령 지명·인사청문회 시간 걸려
추미애, 제3후보 추천도 배제 못 해
떠나는 장관이 檢인사 개입 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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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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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추천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8일 추천위 5차 회의에서 추 장관은 ‘야당 추천위원 1명이 사퇴한 상황에 야당의 선임을 기다리자’는 취지의 박병석 국회의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회의 연기에 동의했다. 공수처법 개정안 일방 처리에 대한 부담감과 향후 소송 가능성 등을 고려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전략적 계산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어느 쪽이든 결과적으로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2021년 새해 벽두 공수처 정식 출범”은 어렵게 됐다. 후보를 압축해도 대통령의 최종 1인 지명과 인사청문회 등 후속 절차가 남았기 때문이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신속한 출범이 이뤄지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후보 선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담보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그러면서도 후보 지명이 연말을 넘기지 않으면 좋겠다며 새로 선정된 추천위원의 추가 후보 추천도 23일까지 마무리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추 장관이 염두에 둔 ‘제3의 후보’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야당 추천위원은 “아무래도 정권에서 점찍은 후보가 있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했다.
여당 추천위원은 “추 장관은 본인이 추천을 하기 위해서 한 말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현재 야당 측은 새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검토 중이나 여당 측은 추가 추천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회의에서는 공수처장 후보 2명이 의결될 가능성이 크다. 추천위원들 간에는 결원이 채워지지 않더라도 현원 6명으로 후보를 의결하자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야당 측 추천위원이 추가 검증 등을 이유로 다시 시간 끌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추 장관의 사표만 수리하는 ‘원포인트 개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추 장관이 공수처 출범은 물론 1월 말로 예정된 검찰 정기인사까지 챙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사의를 밝힌 마당에 검찰 인사에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지만, 1월 말까지 자리를 지키지는 않더라도 검찰 인사안을 대략 만들어 놓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20-12-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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