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하면 사면?…MB·朴 측근들 격앙 “시중 잡범이냐”(종합)

반성하면 사면?…MB·朴 측근들 격앙 “시중 잡범이냐”(종합)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1-04 13:36
수정 2021-01-0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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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서울신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서울신문
더불어민주당이 이낙연 대표가 꺼내든 ‘사면론’에 ‘당사자 사과’를 조건으로 내세우자 당사자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주변에서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사면론 자체는 환영하면서도 반성을 조건으로 내세운 데 반발하는 입장이 있는가하면 사면론을 제기한 배경에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며 반발했다.

특히 사면 결정권을 쥐고 있는 측에서 당사자에게 공을 넘기는 것은 전례가 없는 어불성설이라는 비판도 나오면서 14일 예정된 박 전 대통령의 최종심 선고를 앞두고 여론을 ‘간보기’하는 것 아니냐는 불쾌감도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면 검토 자체에 대해선 환영하면서도 “(반성을 전제로 한 사면 주장은) 시중의 잡범들에게나 하는 얘기”라며 반발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과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과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그는 “당사자들 입장에선 2년, 3년 감옥에서 산 것만 해도 억울한데, 내보내 주려면 곱게 내보내 주는 거지 무슨 소리냐”며 “대법원 판결은 판결이고, 정치적 보복에 대한 억울함은 (별개)”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면을 단행하려면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며 “(사면을 둘러싸고) 찬성도 있고, 반대도 있지 않나. 결국 찬성을 택하느냐, 반대를 택하느냐는 것은 사면권자의 정치적 결단”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현 의원도 이날 같은 프로그램에서 전직 대통령들을 ‘노리개’ 취급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사과, 반성 운운은 웃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본인 또한 수감 직전까지도 “진실은 가둘 수 없다”며 재판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있어서 반성이나 사과에 나설 가능성은 더욱 낮아 보인다.

박 전 대통령 측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정현 의원
이정현 의원 서울신문DB
연합뉴스에 따르면 옛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으로 불렸던 서청원 전 의원은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데 이제 와서 당사자들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아주 비도덕적인 요구”라며 유감을 표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던 이정현 전 의원도 “벼랑 끝에 몰린 지지율 반전을 위해 정치화하는 극악무도한 짓”이라며 “정권만을 위해 박 전 대통령을 거듭 희생물로 삼는 정치 쇼는 자제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낙연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 사면을 필요할 때 넣었다 뺐다 하는 지갑 속 카드로 보나”라고 되물었다.

다만 두 전직 대통령 모두 고령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이에 대한 주변의 우려가 깊어 사면을 위한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 관측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징역 17년형 확정으로 재수감된 후 현재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다. 박 전 대통령은 내주 선고를 앞두고 구속수감 상태에서 최근 주 2회 통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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